선물에는 댓가가 따른다. 과연 누가, 무엇때문에, 무엇을 위해 김수현(이보영 분)과 기동찬(조승우 분)을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려보내주었는가. 딸을 잃고 괴로워하는 김수현의 모습이 안타까워서? 사형수인 형으로 인해 방황하다 끝내 허무하게 깡패들에게 목숨을 잃게 생긴 기동찬이 가엾어서?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김수현 혼자가 아닌 기동찬까지 함께 과거로 돌아온 이유였을 것이다. 김수현의 딸 샛별(김유빈 분)의 죽음과 기동찬의 형 기동호(정은표 분)가 과거 저질렀던 살인사건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어쩌면 기동호의 주장처럼 그는 살인범이 아닌지도 모른다. 진범이 따로 있고 그것을 은폐하는 과정에서 남모르는 복잡하고 은밀한 사연들이 생겨나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끝내 어린 샛별마저 죽음에 이르도록 만들고 말았다. 샛별을 살리기 위해서는 먼저 샛별을 죽인 범인부터 찾아내야 한다. 샛별을 죽인 범인이 10년전 사건의 모든 진실을 알고 있다.
과거로 돌아가서 샛별을 살린다. 그러면서 샛별을 죽인 범인에 대해 찾는다. 샛별이 죽어야 했던 진실 역시 알아낸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과정에서 과거 10년 전 있었던 살인사건의 진실도 밝히게 될 것이다. 하필 기동호의 사형이 집행되던 날이었다. 김수현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그때 기동호의 동생 기동찬이 깡패들에 의해 물에 던져지고 있었다. 기동호가 형 기동찬의 살인을 증언하고 있었다. 기동찬이 사랑한 여자였다. 기동찬의 증언이 기동호를 사형수로 만들었다. 기동호의 사형이 집행되었다는 소식은 아직 듣지 못한 채였다.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멍에도, 형이 자신이 사랑한 여자를 죽였다는 믿을 수 없는 현실도, 다른 사람도 아닌 친형을 살인자로 만들었다느 자괴감까지, 형의 아들인 기영규(바로 분)마저 자신의 실수로 정신지체를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들이 그를 막다른 궁지로 내몰고 있었다. 자포자기하여 함부로 자신을 내던지며 하루하루를 연명해가는 기동찬에게 당시 사건의 진실이란 저주이며 구원이었다. 밝히고 싶지 않은 판도라의 상자이며 그 안에 마지막 남은 희망이었다.
시작은 샛별을 죽인 범인을 찾는 것이었다. 누구도 아니었다. 차봉섭도 아니었고, 장만석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한지훈(김태우 분)의 주위를 맴돌던 얼굴을 가린 의문의 사내가 과연 그 범인이었을까? 현우진(정겨운 분)이 기동찬이 어렵게 확보한 범인의 장갑을 회수하여 불태운다. 샛별이 스네이크의 리더 테오(노민우 분)의 집에서 본 것은 테오와 비밀스런 대화를 나누고 있던 추병우의 모습이었다. 대통령 김남준(강신일 분) 역시 추병우를 찾고 있었다. 모두가 의심스럽다. 한지훈이 기동호의 사건파일만 감춘 이유와 한지훈을 협박하던 누군가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그것은 필경 테오와 추병우의 대화와도 관게가 있을 것이다.
현우진은 일단 용의선상에서 배제해도 괜찮을 듯 보인다. 김수현을 납치하고 기동찬을 제압한 의문의 남자는 그러나 아무런 위해도 가하지 않고 두 사람을 그냥 풀어주고 있었다. 자신의 목표는 김수현도 기동찬도 아니다. 자신의 뒤를 바짝 쫓으며 여러가지로 성가시게 훼방을 놓는 두 사람이었음에도 최소한의 방어를 위한 제지 이상의 폭력은 사용할 생각이 없다. 어린아이를 납치하여 살해한 범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모습이다.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복면을 하고 한지훈의 주위를 맴돌며 사진촬영까지 해야 하는 이유가. 한지훈을 감시함으로써 그가 얻고자 했던 것일 터였다. 기동찬은 그의 친구이며 기동호는 형과 같았다.
테오의 집에서 기영규가 사진 하나를 발견한다. 당시 기동호에게 살해당했다고 알려진 한 여성이 남자들과 함께 있는 사진이었다. 테오의 가족일 것이다. 추병우로 하여금 테오를 만나게 한 그 사람일 것이다. 사진을 발견하자 샛별과 함께 찍은 사진에서 희미하게 샛별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는 살 수 있다. 범인만 잡는다면 사라졌던 샛별이 다시 사진속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사진이 단서였다. 사진속 인물들이 범인의 단서가 되고 있었다. 사진에 찍힌 모습들에서 당시 사건의 진실만 밝혀낸다면 샛별은 죽지 않아도 될 것이다.
비로소 단서를 잡은 것 같다. 김수현과 기동찬이 과거로 돌아온 이유, 그리고 그다지 좋은 인연이라고는 없던 두 사람이 파트너가 되어 함께 범인을 쫓는 이유, 무엇보다 기동찬과 김수현의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내용들에 대한 것들이다. 누구인가. 무엇때문인가. 무엇을 위해서인가. 이 모든 것들을 하나로 꿰어 엮을 수 있을 때 진실을 밝히기 위한 단서 역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 감춰져 있고 무엇을 숨기고 있는가.
이것저것 여러가지로 많이 복잡하다. 두서없이 정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 하나가 채 지나기도 전에 새로 하나가 더 더해진다. 하나가 해결되는가 싶으면 다시 그 나머지 위에 새로운 가능성이 늘어나고 만다. 그것을 하나로 꿴다. 퍼즐조각을 이어붙인다. 그 모든 것들이 가리키는 한 가지가 바로 답이고 정의다. 아직은 다 채워지지 않았다. 얼마나 더 채우고 시청자를 농락해야 할까. 작가의 앞잡이처럼 샛별은 기운도 넘치게 잘도 돌아다니고 있다,
누구의 의지였을까? 카페여주인은 또 누구였을까? 그 또한 이 드라마를 위해 준비된 답이었을 것이다. 누군가 김수현과 기동찬을 과거로 돌려보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으로. 불행이 시작되기 전으로. 그리고 요구해 온다. 자연스럽게 김수현과 기동찬이 자신들의 일을 쫓다가 그 의도마저 드러나려 한다. 그곳에 진실이 있다. 그곳에 범인이 있다. 어렵다.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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