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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유정난의 이유...

까칠부 2014. 6. 3. 10:52

권란과 한명회는 공신의 후손,

 

정인지, 신숙주는 집현전 학자,

 

양령과 효령은 종친,

 

태종이 왕위에 오르고 공신들은 정치에서 거의 배제된다.

 

세종과 문종을 거치며 공신의 후손들은 이름 뿐 권력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있었다.

 

학자는 학자일 뿐, 어차피 왕에게 필요한 건 왕명을 충실히 수행할 실무관료였다.

 

어째서 왕의 인척인데 조정의 일에 관여할 수 없는가.

 

그래서였다.

 

계유정난 당시 살해당한 김종서, 황보인 등...

 

실무관료였다.

 

유교적 소양을 갖추기는 했지만 그보다 먼저 실무를 통해 성장한 전문관료였다.

 

문종은 더욱 이들을 가까이하며 조정의 모든 업무를 맡기기에 이른다.

 

계유정난 당시 성삼문 등이 수양대군을 지지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비로소 자신들에게도 기회가 돌아올지 모른다.

 

하지만 정작 수양대군은 단종을 밀어내고 왕위에 올랐고,

 

여기서 신숙주 등과 성삼문 등은 입장을 달리하게 된다.

 

아무리 그래도 왕까지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성삼문 등이 오판한 것이지만 당시로서는 그만큼 전문관료의 위세가 대단했던 것이다.

 

문제는 이후 그로 인해 조정에서 실무형 전문관료가 사라지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공신이거나, 공신의 후예이거나, 아니면 사림의 명망높은 유학자이거나.

 

가문의 힘이나 학맥의 위세가 더 힘을 가지게 되었다.

 

정작 실무를 논해야 할 조정에서 정치를 하기 시작했다.

 

왕권이 약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은 신하들인 그들이 섬기는 대상이 하나 더 생겼기 때문이다.

 

서로의 문벌 - 장차는 당론을 위해 왕과도 심지어 대립하고 있었다.

 

사림의 정치진출로 인한 폐해를 말하라면 이것이 가장 클 것이다.

 

지금 의회와 행정부가 나뉜 것이 얼마나 대단한 진보인가.

 

행정부에서 의회에서처럼 장관들이 정치질이나 하고 있으면 어찌 될지.

 

군인이 정치를 하고, 공무원이 정치를 하고...

 

하기는 불과 얼마전까지 군인이 정치를 하더니 군이 정치에 개입하려 난리다.

 

발전이라는 것이 없는 것인지.

 

세조가 싸놓은 똥들이다. 물론 언젠가는 그렇게 흘러갔겠지만 그것이 너무 빨랐다.

 

차라리 논쟁을 하려면 집현전에서 하는 것이 나았을 텐데.

 

암튼. 그냥 생각나서.

 

정도전 보면서 생각났다. 여기서 권람이 바로 권근의 손자.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