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환상일 것이다. 꿈을 꾼다. 사랑을 하는 꿈을 꾼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꿈을 꾸게 된다. 사랑이 아픈 것은 그 꿈과 현실이 만날 때다. 항상 꿈이 현실과 같지는 않다. 아니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사실조차 단지 꿈에 불과한지 모른다.
그 꿈이 깨져나간다. 공기태(연우진 분)를 가지지 못할 것을 알기에 그의 아이라도 갖기를 소망했던 강세아(백선화 분)의 비틀린 사랑이. 한여름(정진운 분)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주장미(한그루 분)의 마음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고 여겨왔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공기태의 연인이 되어 있는 주장미의 모습이 단지 그녀의 말처럼 연기에 불과했던 것일까? 공기태와 강세아가 키스하는 모습이 단단한 껍질 속에 숨은 주장미의 진심을 강제로 두들겨 깨운다. 동요하기 시작한다.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사랑을 이루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괜찮다고. 그러니까 아무렇지 않다고.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던 상대와 함께. 자기를 전허 보아주지 않는 남자와 함께. 그러나 그 결과는 당사자에게조차 당당히 말할 수 없는 임신이라는 무거운 현실이었다. 의도한 관계가 아니었다. 아무런 준비도 대비도 되어 있지 않았었다. 각오 역시 없었다. 이제 와서 아이를 가졌으니 책임져달라 말할 수 있을까. 자칫 신파로 흐를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남현희(윤소희 분) 혼자만의 사랑이었고, 혼자만의 선택이었으며, 따라서 혼자만의 책임이어야 했다. 사랑이란 그래서 때로 너무 바보같아서 애닲기도 하다.
강세아는 절박하다. 공기태가 주장미에게 진심이라는 사실을 어느새 눈치챘다. 공기태의 마음이 자신이 아닌 주장미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그것도 일방적으로. 그래서 서두른다. 공기태가 주장미에게로 완전히 떠나가기 전에 그의 일부라도 가지기 위해. 그리고 오랜 꿈의 끝자락에서 공기태로부터 잔인한 현실을 일깨우고 만다. 이미 오래전부터 공기태는 그녀의 남자가 아니었다. 어쩌면 앞으로도 그녀의 남자는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녀만의 꿈이었고, 그녀만의 발버둥이었다. 현실로 돌아온 공기태의 곁은 무섭도록 춥고 쓸쓸하다.
공기태와 강세아만 공유하는 시간들을 질투했다. 그들의 기억을. 그 흔적들을.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자신으로서는 도저히 어찌 할 수 없는 그들만의 영역이다. 한때 결혼까지 생각하던 사이였다. 결혼을 앞두고 파혼하고 친구로 남게 되었다. 여전히 공기태의 주위에는 강세아가 있다. 공기태가 그만큼 가깝게 다가온다. 강세아의 존재가 그만큼 절실하게 다가온다. 키스하며 자신의 몸을 더듬는 한여름의 손길을 피하고 만다. 단지 연극에 불과했을 텐데. 그러나 연극에 불과한 것을 폭로하는 순간 오히려 진심만이 남게 된다. 꿈에서 깨어나며 현실만이 남는다. 꿈이 현실인지, 현실이 꿈인지. 오로지 한 가지 공기태만이 남는다.
꿈이 현실이 된다. 현실이 꿈이 된다. 그래서 여전히 혼란스럽다. 연극이었다. 거짓이었다. 기만이었다. 하지만 진실이었다. 그를 사랑한다. 그가 자신을 사랑한다. 오랜 잠에서 깨어나는 주문은 역시 키스만한 것이 없다. 꿈이 현실로 바뀌는 주문이다. 하필 한여름이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본다. 한여름도 키스를 했다. 공기태와 강세아도 키스를 했다. 세 커플이 키스를 했다. 어느 여름의 해변가에서 그들은 세 번의 키스를 한다.
먼 길을 돌고 돌아 비로소 현실에서 두 사람의 진심이 만난다. 혼자만의 꿈속에 갇혀있던 진심이 마침내 서로에게 전해지게 된다. 사랑을 꿈꾸고, 사랑하는 자신을 꿈꾼다. 자신이 사랑하는 그의 꿈을 꾼다. 꿈을 현실로 만든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겨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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