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연애의 발견 - 수많은 시간 가운데 단 한 순간!

까칠부 2014. 9. 3. 07:56

수많은 날들 가운데 하루, 그리고 가장 절실했던 단 하루. 하기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후회한다. 습관처럼 지나치는 시간 가운데 절대 지나쳐서는 안되는 하루가 있었다. 그리고 그 하루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그럼에도 한여름(정유미 분)은 강태하(문정혁 분)를 사랑했을 테지만.


말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차마 말할 수 없었던 것이 이유가 되었다. 들어주지 않았다. 들어야 했는데 듣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 엇갈렸다. 서로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차라리 싸우기라도 했다면 이유라도 알았을 것이다. 이유조차 모른 채 그동안 강태하의 시간은 멈춰 있었다. 이제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너무나 늦게.


말하지 않았다.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듣지 못했다. 이해해주기만을 바랐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채 그저 이해해주기만을 바랐다. 듣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자연스레 치유되리라 믿어 보지만 상처는 덧나고 곪아간다. 남하진(성준 분)과 한여름 사이에도 균열이 일어난다. 애써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으로 봉합해 보려 하지만 한 번 시작된 오해와 의심은 계속 자라날 뿐이다. 어쩌면 그렇게 닮아 있을까?


하기는 한여름 역시 아직 남하진에게 하지 못한 말들이 있다. 미처 전하지 못한 말들이 남아 있다.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이 사람을 겁쟁이로 만든다. 혹시라도 방해가 될 말들은 하지 않는다. 모든 진실이 반드시 아름답지만은 않다. 사실이 항상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차라리 헤어진 뒤이기에 강태하와는 어떤 못할 말도 다 할 수 있다. 한여름을 아직 사랑하기에 강태하 역시 끝내 하지 못하는 말들이 있다. 그래서 먼저 더 많이 사랑한 쪽이 약자라 하는 것일까. 가장 필요했던 말들까지 그때 한여름은 강태하에게 하지 못했다. 결국 내뱉은 말은 '헤어지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남하진과 만나는 안아림(윤진이 분)에 대해 묻고 알아보고, 일하는 곳을 찾아가 괜히 심술도 부린다. 남하진에게는 김밥으로 응징한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 차라리 라면을 부순다. 아직까지는 불신이나 의심보다는 상대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더 강하다. 자기 사람이라는 확신도 있다. 하지만 만일 여기서 더 나가게 된다면 그때도 지금처럼 산뜻하고 유쾌한 사랑이야기로 남을 수 있을까. 벌써 강태하의 한여름에 대한 집착이 질척거리며 엉켜든다.


어쩌면 그때도 한여름은 강태하를 배려하고 있었을 것이다. 강태하가 전화를 받지 않는 바람에 아버지의 죽음조차 전하지 못했다. 강태하가 전화를 받지 않아 사귀던 여자의 아버지의 죽음조차 알지 못했다. 혹시라도 그것이 짐이 될까. 그로 인해 강태하가 부담을 가질까. 그것이 강태하와 자기의 사이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더욱 한여름은 강태하를 용서하지 못한다. 상대에 대한 미움은 어느날 갑자기 그동안의 이자까지 더해 한꺼번에 밀려든다. 강태하는 너무 많은 죄를 지었다.


남자들이라는 것이다. 술에 취해 술김에 형동생 부르며 어울려 노래도 함께 부른다. 헤어지면서는 진짜 형제처럼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며 노래방 마이크와 탬버린을 선물로 나누어 갖는다. 바보들이다. 남자이기에 공감하고 만다. 남자란 아무리 배우고 성장해도 결국 아이에 불과하다.


가운데서 도준호(윤현민 분)만 열심히 샌드백 역할을 하고 있다. 좋은 남자다. 아니 좋은 사람이다. 그래서 두 여자가 한 남자와 같은 집에서 동거할 수 있는 것일 게다. 마음껏 응석부리고 마음껏 떼도 쓴다. 모두를 배려하느라 모두로부터 공격받는 난처한 캐릭터다. 재미있다. 매력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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