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리셋 - 반전! 은비의 아버지 조봉학이 살아있다!

까칠부 2014. 10. 6. 04:04

하기는 어쩌면 처음부터 너무 무모한 계획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차우진(천정명 분)이 교도소로 보낸 범죄자가 몇 명인데 아무리 신분을 위장했다고 알아보는 사람 하나 없겠는가. 차우진의 신분이 등통나는 순간 교도소는 빠져나올 수 없는 함정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그같은 위험을 감수해가며 차우진이 만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예상은 했었다. 당장 조은비(김소현 분)의 캐릭터부터가 하는 역할에 비해 드라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 하필 조작된 기억에서 조은비의 아버지 조봉학(장혁진 분)이 차우진에 의해 살해당하고 있었다는 점도 심상치 않다. 어째서 다른 사람도 아닌 조봉학이었을까. 어떤 식으로든 차우진의 기억을 조작하고 봉인된 기억을 찾으려 하는 그들과 관계가 있다고 짐작할 수밖에 없다. 그러고 보면 진짜 죽은 것이 아니라면 조봉학이 등장할 장면이라면 이것밖에는 없을 것이다. 반전이었다. 설마 그동안 일어난 사건들의 배후인 범인X가 조봉학 자신이었다니. 다른 이름으로 사형수가 되어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었다니.


농락당한 느낌이었다. 그 순간 조은비는 자기의 아버지가 살해당한 것으로 알고 혼란에 빠져 있었다. 정신과의사의 최면에 빠져 조작된 기억을 털어놓던 차우진의 모습을 목격하고 그것이 사실인 양 오해하고 말았다. 사실은 조작된 기억이었고, 사실이 아니었으며, 더구나 조은비의 아버지 조봉학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살아있을 뿐만 아니라 그도안 여러 사건들을 배후에서 지휘하고 있었다. 차우진을 뒤쫒는 또 한 사람 김회장(김학철 분) 또한 조봉학과 상당히 깊은 인연으로 얽혀 있는 듯하다. 김회장이 기억하는 조봉학의 이름은 또 어떤 의미일까? 미리 준비된 함정에 교묘하게 유인되어 빠져들고 만다. 도대체 그렇게까지 해가며 조봉학이 밝히고자 하는 진실은 무엇인가. 차우진은 무엇을 감추고 있는 것인가.


무력하기만 하다. 검사라는 지위를 잃은 차우진의 모습은 작은 폭력에도 위협당하는 가련한 신세일 뿐이다. 최면술을 쓸 수 없게 되자 자신을 지킬 최소한의 능력조차 사라진다. 자신의 능력으로 진실을 파헤치기는 커녕 주위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위기를 넘긴다. 주위의 의도에 의해 있는대로 휘둘리고 휩쓸려버리고 만다. 답답하다. 그러나 그것이야 마로 차우진이 상대해야 하는 적의 정체다. 적이 가진 힘의 크기다. 그것을 이겨내야 한다. 다행히 교도소 바깥에서도 그의 동료들이 바쁘게 그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조금은 산만한 느낌이었다. 교도소 안에서의 생활들이 필요이상으로 상세하게 그려졌다.  굳이 필요가 없다면 나머지는 말 그대로 나머지로 스치고 지나가도 좋았을 것이다. 하기는 그래도 굴지의 대기업 오너이고 부리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 항상 김회장은 직접 나서서 모든 일들을 챙기고 있었다. 제작여건의 문제일까. 교도소라기보다는 차우진이 갇힌 감방이다. 그가 머무는 교도소의 풍경이다. 전체란 단지 부분의 연속일 뿐이다. 그렇더라도 그 모든 장면들이 가리키는 단 하나가 바로 조봉학의 생존이었다. 조은비의 절망 역시도.


마침내 진실의 끝자락에 닿을 수 있었다. 최소한 자신의 기억을 간절히 원하는 그가 누구인지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확인할 수 있었다. 조봉학은 문지기다. 직접 진실의 문을 자기 손으로 열어야 한다. 김회장이 차우진이 숨은 곳을 찾아내며 조봉학의 생존까지 알게 되었다. 김회장이 뒤쫓아 온다. 오해도 남았다. 문 너머에는 무엇이 감춰져 있는가.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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