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Q.E.D - 추리물은 두 번 보는 게 아니다...

까칠부 2014. 10. 11. 06:43

이를테면 셜록 홈즈나, 엘러리 퀸, 아가사 크리스티, 아무튼 기타등등...

 

어째서 추리가 아닌 스릴러인가. 추리물이 가지는 근본적 한계다.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조건 아래, 제한된 단서만을 가지고 추리한다.

 

하지만 그만큼 정보도 제한되어 있다.

 

소설은 그래도 나을 것이다. 텍스트란 그 자체로 정보를 제한하니까.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실시간으로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그래서 형사들은 발로 뛰는 것이다. 발로 뛰고, 눈으로는 단서들 가운데 작은 차이라도 찾으려 하고,

 

그러고서도 정보가 부족해서 많은 부분 추론에 의지해야 한다.

 

처음 읽었을 때는 상당히 논리적이고 구조가 탄탄하다 생각했다.

 

단촐하면서도 깔끔한 구성과 전개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다시 읽으면서 당시는 놓쳤던 허술함이 눈에 들어온다.

 

부족한 정보를 토마라는 천재소년의 직관과 논리로써 재구성한다.

 

하기는 그래서 많은 추리소설들이 독자에게 상당히 불친절하다.

 

마지막 반전을 위해 중요한 단서 하나쯤은 어딘가 숨겨 놓는다.

 

독자가 먼저 추리해서 답을 찾아내는 경우란 있어서는 안된다.

 

좋은 기억만 남겨놓을 것을.

 

재미있기는 한데...

 

이래서 원래 추리물은 한 번 보고 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결과를 알면 재미가 반감하는 것이 추리물인데,

 

코난도 사실 두 번 보기는 힘든 추리물 가운데 하나다.

 

보는 도중에도 몇 번이나 헛점을 찾아내고는 하는데.

 

그래도 일본 추리만화 가운데 트릭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잘 구성해 만든 추리만화일 것이다.

 

토마의 성격 그대로 깔끔한 전개와 마무리가 마음에 든다. 그림은 조금 유치하지만.

 

오랜만에 달려봤다. 그래도 재미는 있다. 좋아한 만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