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마트에서 보드카를 사왔다.
한 잔 따라 마시고 음악을 듣는다.
눈물이 나온다.
비명이 터져나온다.
주먹이 불끈 쥐어진다.
원래 그것이었거든.
처음 제사장들이 마약을 제사에 사용했던 이유,
그리고 근대 이후 예술가들이 마약을 동반자로 여겼던 이유,
창작이 아니다. 받아들이는 감수성이다.
맨정신에는 '아우!'같은 것 않는다.
눈물도 안 흘린다.
저도 모르게 고조되는 감성이 있다.
이성으로부터 해방된 적나라한 감정들이 있다.
그래서 근세 낭만주의는 마약을 사랑했다.
현대의 락커들은 마약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솔직해진다. 자연스러워진다.
송창식인데. 노래방에서 늘 부르던 송창식의 노래인데.
전율이 흐른다. 전기가 오른다. 얼굴 근육이 아프다. 한껏 조이며 웃고 있다.
그래서다. 마리화나와 코카인과 LSD와 헤로인, 필로폰....
족쇄를 풀어주는 것들.
더 곡을 잘쓰게 되서가 아니다.
더 좋은 곧이 나와서도 아니다.
학습된 한계로부터 자유롭게 해준다.
솔직한 자신의 감성을 들을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마약을 한다. 많은 음악인들이 그렇게 마약과 음악을 바꾸었다.
술에 취하고, 그래서 음악에 취하고, 그리고 추억에 취하고,
혼자만의 축제다. 미친 듯 감성이 날뛴다. 내게 이런 부분도 있었구나.
함춘호의 기타소리 하나하나가 가슴을 울린다.
송창식의 비브라토에 눈물을 흘린다.
아, 이런 게 음악이구나.
눈물을 흘린다.
쉬는 날이다.
보드카는 참 맛있다.
눈가가 촉폭하니 뜨겁다.
그것이 음악이라는 것.
블랙홀의 '깊은 밤의 서정곡'을 들으러 간다.
윤동주의 '서시'가 있다면 블랙홀에게는 '깊은 밤의 서정곡이 있다.
시간에 떠나보내는 순수를 그리며.
음악이다. 즐겁다.
'연예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터보와 김정남 - 연예인 야만시대의 이유... (0) | 2015.02.01 |
---|---|
빈곤한 시대의 유산, 연예인 혐오의 이유 (0) | 2015.01.17 |
신해철의 사망원인과 의료과실, 그 쟁점에 대해 (0) | 2014.11.03 |
이번 카라 활동 총평... (0) | 2014.09.13 |
생각해 보면 라스에서 카라... (0) | 2014.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