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왕이 아니었으면...

충분히 해볼만한 가정이다.

그런데 거기에 단서가 하나 붙는다.

충무공 이순신...

녹둔도에서의 패전 이후 자칫 그 책임을 지고 죽임을 당할 뻔한 상황이 있었다.

그때 이순신을 백의종군케 하여 목숨을 구한게 누구냐면 선조다.

전라좌수사로 임명할 때도 정읍현감에서 파격에 가까운 인사를 강행한 것도 누군가면 바로 선조였다.

인품이나 능력이야 그렇다 쳐도 처세술에 있어서는 젬병이던 이순신이었다.

그런 이순신을 발탁하여 왜란에 대비하여 전라좌수영의 수사로 임명했다.

사실 선조의 공은 여기서 끝난다.

선조가 아니었다면?

물론 선조가 아니었다면 충무공 아닌 다른 장수가 있어서 임란을 막아낼 수도 있었겠지.

그러나 충무공의 경우 과연 선조가 아니고서 그때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을까?

선조가 발탁했고 선조가 죽이고자 했다. 참 미묘한 관계다.

참고로 류성룡이 이순신을 천거한 것은 조선왕조실록에는 없고 징비록에만 있다.

징비록에서도 아마 이순신이 처음 무관으로 임관되던 초창기에 천거한 것으로 되어 있을 것이다.

류성룡이 선조 앞에서 죄를 청한 것도 선조에게 이순신을 발탁한 책임을 물을 수 없기 때문.

아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