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윤서인과 위악의 정체...

까칠부 2015. 3. 19. 00:25

위선이란 선에 대한 외경이며 모방이다. 선이 좋은 것을 안다. 선이 이로운 것도 안다. 선해야 하는 이유를 안다. 그래서 겉으로나마 선을 닮고자 한다. 선의 좋은 점을 이용하려 한다. 선에 대한 외경이 없다면 위선도 없다. 한국사회에서 오히려 위선조차 찾아보기 힘든 이유다.

 

위악이란 당연히 위선의 반대일 것이다. 선에 대한 경멸이며 거부다. 다만 동기는 약간 다르다. 선이 좋은 것을 자신도 역시 안다. 그래서 자신의 위악조차 선으로 치장하려 한다. 단지 너희들이 알고 있는 선과는 다르다. 선이란 보편적인 것이다. 다수의 대중에 의해 일반적으로 추구되는 것이다. 그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 다수의 일반과 보편을 부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너희들과는 다르다.

 

우월함이야 말로 위악을 선으로 바꿔주는 전제일 것이다. 그럼에도 모두가 자신을 우러르니까. 모두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으니까. 비난하고 조롱하고 경멸하는 모든 반응조차 자신의 말과 행동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어차피 자신은 항상 옳고 저들보다 우월하기에 그러한 반응들조차 열등함과 무지의 표현이라 여긴다. 대중은 예수를 죽이고, 고호를 자살케 했다.

 

일베와 윤서인이 닮은 이유다. 그들의 위악이 닮아 있다. 위악을 자처하면서 자신의 선의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그 모순된 갈망이 그래서 닮아 있다. 나는 너희들과 다르다. 너희가 추구하는 선은 거짓이다. 진짜 선은 자신이 보이는 악에 있다. 나는 그것을 너희들에게 가르쳐주려 한다. 너희는 그것을 어리석게도 거부하고 있지만.

 

어째서 일베와 윤서인의 저항은 강자가 아닌 약자를 향하는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우월해야 하니까. 저들보다 높은 곳에서 굽어봐야 하니까. 그런데 스스로는 딱히 내세울 것이 없으므로 다른 대상을 찾아 기대지 않으면 안된다. 그들은 저 높은 곳으로 끌어올려주는 무언가. 그들이 추종하는 무엇이다.

 

확실히 대단한 인물이기는 할 것이다. 한 개인으로 이렇게까지 인터넷을 시끄럽게 만드는 경우란 연예인이나 정차인을 제외하고 거의 유일할 것이다. 그것이 그에게 주어지는 훈장이다.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알고 그를 향해 비난과 저주를 퍼붓는다는 것. 인터넷만 벗어나도 누구냐 하겠지만. 고작 그런 것이다.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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