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유관순...

까칠부 2015. 10. 21. 20:07

아주 어렸을 적 많은 또래들처럼 유관순 전기를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도대체 유관순이 뭘 했다는 거지?


1919년 당시 서울 파고다공원은 물론 이후에도 전국각지에서 만세운동이 이어지고 있었다. 제암리 학살도 그런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체포되었고 그리고 죽어갔다. 아우내 장터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은 그런 한 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유관순이 그런 모두를 대표하게 된 것일까.


이를테면 상징성이었을 것이다. 어린 소녀였다. 때묻은 어른이 아닌, 대단하고 신분높은 어느 분이 아닌, 그저 평범한 어느 여학생이었다. 그런 어린 소녀가 만세운동을 주도하고 그리고 마침내 처참하게 고문을 당해 죽어갔다. 그러나 과연 그 상징성을 배제했을 때 3.1만세운동 당시 유관순의 비중이나 가치는 어느 정도인가.


유관순기념사업회를 시작한 이화여고 교장 신봉조와 변절한 친일파 박인덕에 대해서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겠다. 다만 역사적 사실과 진실을 가르쳐야 할 교과서에서 유관순의 이름을 비중있게 다루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아이들에게야 어려운 사실이나 진실보다 이미지다 더 중요할지 모른다.


그냥 유관순 논란을 보고 생각났다. 항상 의문이었다. 어째서 유관순이었는가. 의문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조금 풀리게 되었다. 그렇다고 유관순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어섰던 그 의미마저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녀는 용기있는 전사였고 영웅이었고 그리고 한 시대를 정의하는 아이콘이었다. 다만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일 뿐이다.


3.1운동은 어느 한 개인의 것이 아니다. 역사는 특정한 개인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한 개인이 역사 전부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논란이 우습다. 오래전부터 역사는 그렇게 쓰여왔다. 잊는다.




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교과서에 유관순의 이름이 실려있다 하네. 대단하다. 나야 초중고 교과서를 일부러 입수해서 살펴볼 여유가 없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지지자들이 정말 무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