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지지율이 올랐다. 대신 새정연의 지지율이 떨어졌다. 호남에서의 안철수의 지지율이 크게 올랐는데, 마찬가지로 호남에서 새정연의 지지율도 크게 떨어졌다. 그런데 정작 안철수 지지자들은 좋아한다. 새정연의 지지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안철수의 지지율이 중요한 것이다. 지지자들의 주장대로라면 안철수는 새정연을 희생시켜가며 자신의 지지율만 높이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공동창당의 주역이며 전공동대표가.
비주류의 조직적이고 노골적인 반발로 안철수의 혁신안은 물론 이미 실천만 남은 혁신위의 혁신안마저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그런데도 하는 말이란 한명숙, 윤후덕, 노영민. 즉 그들에게는 혁신안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하기는 혁신안 받겠다는데 지금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혁신전대만을 주장한다. 그들 자신이 말하는 '진정성'이다. 그저 한명숙, 윤후덕, 노영민만 쳐내면 그것이 혁신인가. 인적청산만 끝내면 구조적 제도적 변화를 꾀하지 않아도 당은 혁신된 것인가.
내가 예전 노빠들에 학을 뗀 단어가 있었다. 바로 '진정성'. 관심법이다. 진정이 아니다. 진정 같은 것이다. 진정인가 아닌가 판단하는 것이다. 그래서 진정 뒤에 성격이나 지향을 뜻하는 성性이 붙는다. 상대를 이해하려 하기보다 내 기준에 끼워맞추려 할 때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쓴다. 그러고 보면 나도 많이 오염되었다. 민주당 깨면서 나온 수많은 주장들에 단골처럼 들어 있던 그놈의 '진정성'.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것을 현실로 이루어내는 실천이다. 그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노력해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잊는다.
나는 정치인 개인을 미워하지 않는다. 정치인이라는 자체를 불신하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나만의 논리가 있듯 그들에게도 그들만의 논리가 있다. 그들만의 지향과 목표가 있다. 이해와 관계를 가진다. 그래서 내가 더 관심을 가지는 것은 바로 제도다. 혁신안 좌절되면 최소한 내가 새정연이나 그들의 후보에 표를 줄 일은 없을 것이다. 패배는 확실하다. 지금 새정연은 오히려 새누리당보다 훨씬 낡아 있다. 그토록 중요하게 여기는 중도층이 새정연을 보는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호남의 지지율도 그것을 말하고 있다.
아무튼 재미있는 것이다. 어차피 총선에서 패배할 것이기 때문에 문안박 연대제안을 받지 않았다. 책임을 피하려고. 지지자들의 말을 들으니 세상에 이런 더러운 인간도 없다 싶다. 그래도 유력대선주자이고 당의 전공동대표다. 창당의 주역이다. 그런데 아무리 질 것 같다고 함께 이기려 노력하기보다 책임을 피할 궁리만 한다. 혁신위도 마찬가지다. 희생은 손해다. 참 어울리는 말이다. 갈수록 싫어지고 있다. 더 싫어질 게 있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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