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빠라면 아직도 이가 갈린다. 노무현이 자살했을 때도 인간적인 연민 이상은 없었다. 문재인이 처음 출마한다고 했을 때 솔직히 욕했다. 이제는 개나소나 다 정치한다고 기어나오는구나. 노무현 후광으로 노빠들 지지나 등에 업고 또 한바탕 시끄럽게 하겠구나. 그런데 어째서 지금 이토록 문재인의 새정연에 대한 기대를 노골적으로 내보이고 있는 것인가.
다만 한 가지를 기억한다. 유시민이 처음 개혁신당을 만들었을 때 약속했던 것이 있었다. 열린우리당을 창당했을 때도 지지자들이 열린우리당에 대해 기대했던 것이 있었다. 처음 열린우리당이 창당되었을 때도 그같은 시도들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를 위해 유시민이 당시 당을 장악하고 있던 당권파의 정동영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기도 했었다. 결국 새로운 정치를 위한 시도는 실패했지만 그 과정에서도 친노지지자들은 한결같은 바람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었다. 지금의 정치 이대로는 절대 안된다.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실험이 실패하고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왔을 때도 최소한 친노로 분류되던 정치인들이 다른 정치인들과 결정적으로 구분되는 것이 하나 있었다. 최소한 경선이 되었든 전략공천이 되었듯 공천에서 떨어졌다고 당을 뛰쳐나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아무리 공천으로 친노가 학살되다시피 했어도 따로 떨어져나가 신당을 만드는 짓거리는 절대 하지 않는다. 손학규체제에 반발해서 유시민과 이해찬이 탈당했을 때도 뒤에서 칼을 꽂는 짓 같은 것은 하지 않았었다. 싸움은 안에서만 한다.
만일 아직까지도 친노지지자들이 그것을 기억한다면. 친노정치인들이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면. 한명숙은 기대가 전혀 없었다. 한명숙은 쓸데없이 여기저기 발이 넓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실제 아무것도 하지 못했었다. 오히려 다 이긴 선거를 결정적으로 패배하는 빌미만 주고 말았었다. 혹시라도 이번에는 제 1야당이 그나마 새누리보다는 더 진보적인 정당으로 바뀌는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개혁신당 이후 유시민이 날린 공수표가 그나마 이제라도 새정연을 통해 실제로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을까.
그래서 혁신안만 기다리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많이 못미친다. 하지만 지금껏 수많은 혁신안이 있었지멘 실제 현실에서 적용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중요한 것은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실제 변화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김한길 등의 반발은 그래서 오히려 반갑다. 진짜 문재인이 개혁하려 하는구나. 계파별 나눠먹기를 자신의 약속대로 거부하려 하는구나.
사실 지금 문재인이 당의 내분을 종식시키고 당대표로서의 권위를 회복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각 계파의 수장들에게 공천권의 지분을 약속하는 것이다. 앞으로 공천권을 어떻게 나누겠다 확신을 주는 것이다. 혁신안이 통과되더라도 자신들의 국회의원 자리는 전혀 아무런 문제도 없다. 자신을 따르는 계파의 정치인들에게는 전혀 어떤 불이익도 없다. 하지만 하지 않는다. 안철수에게도 그에 대한 약속은 하지 않는다. 그것이 문재인의 혁신에 대한 신뢰를 더해준다. 변화는 항상 내홍을 불러온다.
아무튼 그래서 또 기억한다. 2008년 총선 당시 공천학살을 당하고도 묵묵히 선거를 도왔던 당시 대통합신당과 공천학살에 반발하여 당을 뛰쳐나가 독자적인 당을 만들어 출마했던 당시 한나라당에 대한 어느 기사였다. 그때는 여당이 분열하고 야당이 단합하는 이미지였었다. 거꾸로 흐른다. 제왕적인 총재를 그리워한다. 박근혜처럼. 김대중, 김영삼처럼. 하지만 이미 그런 시대는 아니어야 한다.
단 하나 기대다. 과연 약속대로 혁신위의 혁신안이 실제로 총선을 앞두고 공천과정에서 실천되는 모습을 보일 것인가. 아니면 뭐... 나는 말을 믿지 않는다. 오로지 행동만을 믿는다. 행동의 결과만을 평가한다. 그나마 이 정도라도 당을 개혁하고자 노력한 정치인이 아직까지 없었다. 여론이 가리키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째서 안철수이고 안철수의 혁신전대인가. 더 강한 혁신을 하라는 것이다. 지금까지보다 더 강한 혁신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아예 대놓고 40% 이상을 공천심사에서 탈락시키겠다는 선언을 해주기를 바란다. 아니더라도 약속한 만큼은 반드시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문재인을 지탱하는 유일한 힘이다. 이마저 사라진다면 문재인은 끝이다. 친노도 끝이다. 문재인의 좌절은 그동안 줄곧 어찌되었든 표면적으로나마 정치개혁을 주장해 왔던 친노의 좌절을 뜻한다. 그 결과는 지지정당의 이동일지 아니면 정치의 외면일지. 나야 일찌감치 정치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과연 새정치민주연합은 바뀔 수 있을 것인가. 지금의 거센 저항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 지켜본다. 어차피 남의 일이다. 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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