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야권 영입인물 논란과 인물론의 한계...

까칠부 2016. 1. 8. 19:59

인물론은 어쩔 수 없이 명망가정치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인물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개인의 능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능력을 발휘하기 전에 먼저 사람들로 하여금 이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다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른바 말하는 스펙이다. 이름이고, 이름 앞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그런 이름과 수식어는 어떻게 개인이 가질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유교사회에서 이름을 얻으려 한다면 먼저 유교의 논리와 지식에 정통해야 한다. 유학자들의 네트워크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유학자들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어 자신을 만들고 다듬어야 한다. 유교사회에서의 명망가란 바로 빼어난 유학자다. 기독교 사회에서 명망가 역시 종교적인 믿음에 투철한 사람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당연히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가가 그 기준이 된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에서 명망가의 기준이란 무엇일까?


바로 여기에서 부패한 사회가 가지는 근본적 모순이 드러나고 만다. 과연 썩은 사회에서 멀쩡한 사람이 아무일없이 높은 자리에 올라 자신의 실력과 품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은가. 그런 사회라면 굳이 썩었다 표현하지도 않는다. 도의도 원칙도 없다. 정의도 윤리도 없다. 오로지 필사적으로 다른 이들을 짓밟고 올라서야만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릴 수 있다. 자신의 이름 앞에 붙일 수식어를 얻을 수 있다. 기껏 명망가라고 모아놨더니 문제 하나 없는 사람이 드물다는 자체가 바로 대한민국이 놓인 현실인 것이다.


그래서 어째야겠는가. 그러니까 인물이 아닌 시스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름값이 아닌 오로지 개인의 실력과 인품만으로 정해진 구조속에서 정당하게 인정받고 필요한 자리에 오를 수 있어야 한다. 사회 전체가 한꺼번에 그렇게 바뀔 수 없다면 단위 집단 안에서 먼저 선행적으로 그같은 시도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인물이 아닌 시스템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대한민국은 인물사회다.


보다 근본의 문제를 되짚는다. 그래서 인물이 중요하다. 개인의 전문적 능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전문적 능력들이 지금 이 사회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가. 무엇보다 어떤 사람을 어떤 경로로 선택해서 세상에 그 이름을 알리고 그에게 권위와 가치를 부여할 것인가. 그러니까 결국 구조라는 것이다. 시스템이다. 기존의 인물을 검증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인물들을 찾아낸다. 사회가 인물을 만든다.


역시 그래서 더민주의 새로운 혁신안에 기대를 거는 것이다. 경선을 통한 상향식공천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운용해서 새로운 인물들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일 것인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가능성을 대중앞에 내보일 수 있을 것인가. 어차피 이렇게 되었다. 야권의 승리는 이미 물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다. 미래를 대비한다. 앞으로 나오게 될 인재들을 위한 토대를 제공한다. 부디. 한계를 절감한다. 현실이다.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