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람은 난 사람이다. 유시민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이해가 된다. 야권 지지자는 원래 현실에 불만이 많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거칠고 비판적이다. 말이나 행동이 상당히 적극적인 것에 반해 인내심 또한 그다지 강하지 않다. 하기는 현실 자체가 스트레스일 테니까.
더민주에 대한 감정도 마찬가지다. 그러고보면 새누리당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나는 별 관심이 없다. 진박이 어떻고 비박이 어떻고 그놈들끼리 알아서 해결할 일이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가. 같은 이유로 과거 진보정당의 내부문제에도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과거 시끄러웠던 통진당 사태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나보다. 정의당에 표주겠다 말하고 있으면서도 누가 후보로 나왔는지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남의 일이다.
워낙 성격이 극단적이다. 나 아니면 남이다. 너도 없다. 내 일이라 여기면 상당히 적극적이지만 남의 일이라 여기면 아예 관심을 끊어 버린다. 4대강에 반대하다가도 해당지역 주민들이 찬성한다는 이야기에 그만 관심을 끊어버린 것과 같다. 노인문제도 그래서 이제 관심이 없다. 남의 일이다. 단 내 일이라 여기면 귀찮을 정도로 신경을 쓰고 관여를 한다. 그래서 유시민처럼 쿨해질 수 없는 것 아닐까.
그렇게 해보려 마음먹었다. 더민주는 나랑 상관없는 정당이다. 앞으로도 다시는 지지할 일이 없는 정당이다. 그러니 유시민처럼 그저 새누리당만 막아달라. 내 단점 가운데 하나다. 속에 없는 말은 못한다. 막 손가락이 뒤틀리고 머릿속이 꼬이는 것 같다. 그렇게는 못하겠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는 하지 못하겠다. 차라리 그냥 이대로 더민주르 미워하며 그들을 싫어하려 한다. 싫어할 정도로 좋아한다는 의미일까.
결국 야권연대도 물건너갔다. 안철수야 그렇다 치더라도 정의당마저 아예 연대란 없다 단정지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가 버렸다. 능력과 성품은 보았겠지만 그것이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나타나는가는 보지 못했다. 문재인은 그래도 제 1야당의 당대표이면서 유력대선주자다. 그렇지 못한 정당이나 정치인을 대하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 심지어 지지자마저 우습게 여긴다.
역시나 이번에도 제 1야당 싫어서 진보정당이다. 도대체 이게 몇 번 째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지지할 것을 생각하다가 결국 투표할 때 되면 진보정당이다. 전혀 관심도 없으면서, 그쪽 인사들과의 감정적인 충도로 오히려 더 싫어하는 입장이면서도, 결국 투표할 때 되면 새누리당은 찍을 수 없으니 유시민 말마따나 집나간 토끼가 갈 곳이야 진보정당 뿐이다.
선거는 물건너갔다. 정의당에 국민의당까지, 정의당 그렇지 않아도 자존심까지 건드려 놨으니 죽기살기로 달려들 것이다. 그러고도 이기기를 바란다면 김종인이 노망난 거겠지. 노망날 나이기이고 하다. 다행히 내가 사는 동네에는 정의당 후보가 나올 것 같으니.
문재인 탓이다. 문재인 때문이다. 전당대표였다. 그리고 현대표를 영입한 당사자였다. 책임있는 자리에 있다는 것은 그 자리에 대한 무한책임 역시 함께 져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을 바로 볼 줄 아는 것도 책임있는 자리에 필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다. 문재인을 믿은 내가 병신이기도 하다. 문재인이라느 사람을 믿었는데 문재인이 가진 안목이 영 아니었다. 그토록 힘겹게 지켜냈던 혁신안도 물건너갔다.
도대체 언제쯤 되면 그나마 이 미움마저 사라지려는지. 항상 밉고 싫다가도 소속정치인과 관련한 뉴스에는 귀를 기울인다.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하는지. 그때마다 울고 웃고 화내고 기뻐하면서. 그런 사정 알아줄 리 없으니 그냥 한심한 짝사랑이다. 지겹다. 선거가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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