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국집 주방에 보조가 있었다. 한 10년 열심히 주방장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아, 이만하면 내가 직접 요리를 해도 되겠구나."
하지만 정작 주방장이 보조에게 시킨 것은 설거지랑 재료다듬는 게 다였다.
혹은 홀에서 서빙보던 직원이 사장 하는 것 지켜보더니 그런 마음을 먹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저 정도는 나라도 하겠다. 내가 그냥 식당 하나 차릴까?"
한 기업의 상무쯤 되면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원리는 안다. 다만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체계를 갖춘 기업인 경우에 해당한다. 사장의 독단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회사라면 상무라 해도 실제 맡게 되는 업무는 그다지 많지 않다. 임원이더라도 회사에 대해 아는 것도 제한적이다.
참모만 30년 하던 사람이 사령관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노려 자기가 사령관인 양 행세하는 모양새다. 그것을 부추기는 놈들이 있다. 처음 김종인도 지금처럼은 아니었다. 늙은이의 욕심에 불을 지핀 것은 결국 늙은이를 이용하려 그의 주위를 에워싼 어떤 놈들이다. 공천과 관련해서 딱 드러나지 않았는가. 결국 덕분에 공천으로만 날린 의석이 최소 10석 가까이다. 그런데 모른다.
가장 무서운 것이다.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른다.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르는 주제에 자기확신만 강하다. 내가 다 한다. 내가 다 할 수 있다. 지금 더민주 안에서 자신이 누리는 권력이 누구로부터 나왔는가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주제에 욕심만 많다. 멍청한 놈이 부지런하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주제도 모르고 나대다가는 반드시 문제가 불거진다. 지금 김종인이 딱 그렇다.
전체 판세를 봐야 한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장 급한 것은 또 무엇인지. 그를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임기응변조차 없다. 이쯤 되면 노망이다. 외고집이다. 전략도 전술도 없다. 오죽하면 문재인이 김종인 하는 말에 순순히 따르지 않고 자기가 직접 나서며 행보를 넓혀가겠는가.
김종인이 가면 지지율이 떨어진다. 문재인이 가면 그나마 지지율이 오른다. 그러면 당을 위해서라면 문재인을 앞세워야 한다. 그조차 못하는 그 한심한 소갈머리가 평생 보조나 하고 서빙이나 할 주제라는 것이다. 하나의 다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그릇이 아니다. 선거마저 제대로 치르지 못할 수준인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더민주에 대해 어떤 애정도 신뢰도 책임도 없는 외부인일 테니.
차라리 문재인 체제 그대로 갔다면 이렇게는 아니었다. 결국 문재인을 흔들던 그놈들 - 그런데 그놈들이 공천에 지금 선거전략까지 주도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런 행태를 최소한 방관했던 놈들이 지금 자기 지역구에서 고전하는 중이다. 문재인 물러나라며 등떠밀며 그놈들 손들어주다가 그놈들 몽니에 야권연대고 뭐고 자기 의석 날아갈 판이다. 아주 고소하다. 유시민의 말에 동의한다. 기껏 민주적으로 하는 말 다 들어주었더니 초빙군주 모시고는 찍소리 못하는 한심한 것들이 더민주의 정치인들이다.
김종인은 딱 문재인이 처음 데려왔을 때 기대했던 그대로의 역할만 하는 것이 좋았다. 당헌당규마저 자기 멋대로 재해석하며 전제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건 계산 밖이었다. 김종인 자신도 그렇게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을 손에 쥐어준 놈들이 또 더민주. 그냥 있는대로 당헌당규대로 선거만 관리했다면 그나마 김종인이 그토록 주장하던 경제민주화도 선거의 이슈로 등장할 수 있었으련만.
되도 않느 욕심이 선거를 망친다. 더민주를 망친다. 이런 모자란 인간을 것이라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 비주류 입장에서는 좋다. 덕분에 자기 계파 이익 하나 더 챙기고 적대계파의 눈꼴시린 놈들 다 쳐냈다. 당이야 망하든 말든. 선거야 지든 말든. 책임은 문재인이 진다. 이놈의 당이 왜 이리도 시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받지 못하는가 답이 나온다. 그런 놈들이 아주 거지몸에 서캐처럼 드글거린다.
나이먹으면 지혜도 늘지만 한 편으로 욕심과 고집도 같이 늘어난다. 어디에 방점을 두는가. 한국사회는 쓸데없이 노인을 우대한다. 그래서 욕심과 고집은 끝이 없다. 선거를 망치면서도 자기가 그것을 모른다. 오로지 문재인만을 탓한다. 덜떨어진 건 약도 없다. 저렇게는 늙지 말아야지.
그냥 포기했다. 마음을 비운다. 국민이 그러라는데. 아무리 그래도 유권자가 선택한다면 선거결과는 달라진다. 하지만 유권자가 바라는 것은 새누리당의 독주다. 더민주도 그것을 바라고 있다. 포기하고 나면 마음은 편해질까. 답답하다. 열흘이 얼른 갔으면 좋겠다. 이렇게 희망없는 선거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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