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길고양이가 새끼를 데려왔다...

까칠부 2016. 4. 7. 01:12

이사하고 얼마 안 있어 다시 문앞에 고양이밥을 놔두기 시작했다. 다행히 이번 이사한 집은 사람들이 좋아서 그래도 문제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벌써 거의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매일같이 와서 밥 얻어 먹는 놈은 조금 통통한 노랑둥이다. 카오스도 한 놈 있는데 얘는 조금 더 어리다. 얼마전 노랑둥이 녀석이 발을 절며 길 건너편 집으로 숨어드는 것을 보고 무척 걱정했었다. 며칠 밥 줄어드는 양도 절반에 지나지 않았다. 설마... 다행히 이제는 오히려 주는 밥이 모자를 정도다.


며칠 전 밥 얻어먹는 고양이 가운데 새끼고양이를 하나 발견했다. 꼭 닮았다. 그러나 그저 근처에 사는 고양이 가운데 하나겠거니. 그런데 오늘 문득 문을 열고 나서는데 후다닥 그놈이랑 새끼놈이 함께 뛰어가는 것이 보인다. 아하! 밥 한 컵 더 주었다. 이사하면 어차피 혼자 살아남아야 해서 밥을 항상 모자르게 주는 편인데 새끼까지 있으면 인심을 더 써야겠지.


다 고양이랑 함께 살며 생긴 습관이다. 원래는 고양이라는 자체에 관심이 없었다. 아무 흥미도 애정도 없었다. 불쌍하기는 하지만 그 뿐. 때로 사람은 살면서 사랑을 배워가기도 한다.


이제는 밥 줄 때가 되면 그놈이 먼저 와서 집 앞에서 나를 기다린다. 물론 보면 도망친다. 서운해 할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 고양이는 사람을 무서워해야 오래 산다. 건강한 게 보답이다. 항상 기쁘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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