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야권분열의 우려-국민의당에 대한 약간의 고마움...

까칠부 2016. 4. 13. 00:21

천관율이 그리 분석했던가? 옳다. 야권을 이루는 두 개의 축은 호남과 그리고 비호남의 반새누리성향 유권자들이다. 그리고 이들을 묶어주는 고리가 바로 광주다. 광주에 대한 원죄적 부채의식이 호남과 비호남을 호남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이제 호남은 호남만의 길을 찾아 떠나겠다 말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고맙기도 하다. 더이상 호남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죄스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항상 신경쓰고 있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 않아도 호남을 대변할 정당도 하나 생겼다. 이제 호남의 일은 그들과 호남사람들이 알아서 해결하면 된다. 나쁜 생각이다. 그렇게 쉽게 가실 죄책감이면 처음부터 가지지도 않았다. 다만 계기가 되어준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유력한 야권의 대선주자다. 비호남 야권지지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런 인물이 단지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말한다. 아예 영영 정치에서 은퇴할 수 있다는 이야기마저 흘러나온다.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호남은 따로 간다는 선언까지 더해지면 결국 마음의 부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는 서로 영영 돌이킬 수 없는 벽이 생길 수 있다. 호남 따로, 비호남 반새누리 유권자 따로. 그러면 누가 좋을까?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야권이 분열된다. 일시적인 봉합될 수 있는 분열이 아닌 영영 결별이 될 수 있다. 안철수를 증오하는 이유다. 국민의당 소속 정치인들을 증오하는 이유다. 그 지지자들마저 원망한다. 호남만 잡으면 된다. 호남만 잡으면 나머지는 알아서 따라온다. 하지만 호남 스스로가 인정하듯 호남과 비호남은 처음부터 그 결이 다른 집단이었다. 이런 식으로는 절대 다시 함께 가지 못한다.


어떻게 될까? 새누리당 180석보다 이쪽이 내게는 더 중요하다. 야권이 건재하면 어떻게든 어떤 일들이 벌어지든 수습할 수 있다. 하지만 야권이 이렇게 찢기고 만다면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대통령만 되면 된다. 자기가 대통령만 되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어디서 저런 괴물이 나왔을까. 끔찍하다. 망상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