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야권지지자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1번당이 군사독재의 후신이라는 이미지만 가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수도권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은 그들이 가진 또 하나의 정체성 자유주의보수정당으로서의 이미지 때문이다. 김영삼이 민주계를 이끌고 3당합당으로 합류하며 선물한 것이다.
자유주의 보수와 권위주의적 반공이데올로기는 1번당을 이루는 두 개의 중요한 정체성이었다. 전자를 대표하는 것이 시장자유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던 이명박이었고, 후자를 대표하는 것이 모두가 아는 바로 그 분이다. 전자는 후자를 통해 반공이데올로기라는 무기를 휘두르며, 후자는 전자를 통해 합리적 자유주의라는 갑옷을 두른다. 1번당이 강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래서 신나는 것이다. 원래 섞일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자유주의와 권위주의란. 시장주의와 국가주의라는 것은. 원래 섞일 수 없는 두 정당이 손을 잡은 것이었다. 공화당이야 원래 민정당과 같은 부류였으니. 그런데 권력이라는 달콤함에 이끌려 어찌어찌 함께 해 온 것이 드디어 파탄에 이르고 말았다. 권위주의와 국가주의가 본색을 드러내며 자유주의 보수의 입지가 사라진 것이었다. 싸우거나, 아니면 나가거나.
이번 총선의 결과도 그 영향이라 보면 되었다. 모든 1번당 지지자들이 권위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반공이데올로기에 동의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1번당을 지지하면서 내세웠던 합리적인 이유 가운데 시장주의가 있었고 경제적 자유주의가 있었다. 하지만 높은 지지율을 믿고 폭주한 탓일까? 그같은 두 개의 중심 가운데 하나가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하필 그때 국민의당이 나타났던 것이고.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다. 총선결과가 이렇게 되었으면 한 발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한다. 패배를 수습하고 다음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여전히 당에서 주도권 싸움이다. 국정은 아랑곳않는다. '임을 위한 행진곡' 하나 막겠다고 협치를 거부하며 보수언론의 반발까지 산다. 너무 다행이다. 하필 국민의당이 있다는 것이 기분나쁠 뿐. 그래도 잘하면 이대로 1번당을 대구경북에 꽁꽁 가둬둘 수 있겠구나.
더민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호남에 목맬 때가 아니다. 부산경남을 되찾을 절호의 기회가 돌아왔다. 부산경남의 보수는 대구경북의 보수와 그 성격이 약간 다르다. 김영삼의 텃밭이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그 정체성을 조금 드러내 보였다. 새누리당이 잃게 될 그 기반을 더민주가 흡수해야 한다.
이길 수 있을 것 같으면 호남도 지지한다. 국민의다을 확실하게 누를 수 있으면 호남의 마음도 돌아선다. 어차피 100%의 지지는 불가능하다. 선거에 이길 수 있을 정도의 지지면 된다. 그것은 더민주의 능력이면 충분하다. 실력만 보이면 인재도 모인다.
드디어 새누리당의 끝이 보인다. 1번당은 그렇다. 3당체제가 끝이 난다. 새정연이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갈라졌듯 원래 하나로 엮일 수 없었던 두 세력이 새누리당 안에서 분열될 조짐을 보인다. 김종인은 머리가 돌이라. 비대위라는 것도 썩은 것들이고. 주워먹을 주변이 안되는 게 한심하다. 역시 이번에도 믿을 건 문재인 뿐인가? 목을 잘라준다. 아예 말뚝까지 박아 버린다.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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