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가란 결국 대상을 객관화하는 데 익숙한 사람이다. 철저히 타자화한다. 그래야 비평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정치인은 전혀 모르는 사람도 우리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정치에 선악은 없다. 호오도 없다. 시비도 없다. 오로지 필요만이 있다. 권력을 가지겠다는 의지만이 있다.
상대를 내면화할 줄 알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민들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비평가는 아니다. 오히려 비평가는 그러면 욕먹는다. 절대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없다.
평론가하듯 정치를 했다. 아마 그가 보인 모순된 행동들은 그래서였을 것이다. 정치를 하는 목표도 불명확했다. 한국정치에 3당체제를 정착시키겠다. 차라리 대통령을 하겠다라든가, 아니면 원내 의석을 몇 석까지 얻어보겠다. 그래서 무엇을 해보겠다. 어떻게 해보겠다. 크고 간절한 목표일수록 수단 또한 명확해진다.
작가가 체질이다. 비평가가 어울린다. 작가로 돌아오고서 보는 눈도 예리해졌다. 냉정을 되찾았다. 정치를 하는 동안에는 전혀 냉정해지지 못하고 있었다. 항상 불안했고 무언가 들끓고 있었다.
한이 있는 사람은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 맺힌 것이 있는 사람은 권력을 잡아서는 안된다. 새삼 느끼는 말이다. 한이 있고 맺힌 것이 있는 사람이 정치를 하면 정치가 좁아진다. 편협해진다.
지금의 유시민이 좋다. 자유롭고 여유롭다. 한 발 물러나 지켜보며 판단한다. 눈이 날카롭다.
아마 전에도 썼던 것 같은데. 이쪽이 더 간명하고 확실하다. 비평가는 정치하면 안된다. 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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