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안정환과 남성컴플렉스...

까칠부 2016. 8. 13. 01:40

사람의 마음도 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상처를 입으면 만일을 대비해서 그 이상으로 과잉재생하는 경우를 쉽게 보게 된다. 한 번 상처를 입었으면 다시 상처입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 이상으로 재생함으로써 상처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만 외형적으로는 정상에서 벗어난 상당히 이상한 모습이기 쉽다.


아버지 없이 자랐다. 아니 태어난 순간 이미 안정환에게 아버지란 없었다. 한국사회란 특히 한 가지라도 결여된 이들에게 무척 가혹하고 잔인하다. 아버지 없이 태어나고 자란 어린 안정환에게 가해졌을 어쩌면 의도하지 않았을 무심한 폭력들이 얼마나 자주 일상적으로 가해졌을지는 그리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자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어 버린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그 만큼이나 간절했던 그리움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버지로부터 배웠어야 할 남성성에 대한 집착으로 발전했을 거능성이 높다.


자기의 외모가 남자답지 못하다며 남자답게 생긴 다른 동료선수의 외모를 부러워하는 것도 그런 연장에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아버지로부터 남성성이라는 것에 대해 배우게 된다. 남성이란 이런 존재다. 남성이란 항상 이렇게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남자들만이 아닌 여자들에게도 남성이란 곧 자신의 아버지다. 그런데 그 아버지가 없다. 직접 가까이서 보고 겪으며 배울 현실의 모델이 없다. 관념을 통해 이상화된다. 보다 엄격하고 원리적인 무엇이 되어 간다. 가정적이고 다감한 모습과는 달리 고루할 정도로 가부장적이다. 그것을 자기 아들과 가족들에게까지 강요한다. 그것이 왜 문제가 되는가 전혀 알지 못한다.


아마 아버지가 없는 대신 어머니가 그 역할을 대신해 주었더라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어머니는 거울이기도 하다. 어머니를 통해 남성의 역할에 대해 깨닫는 경우도 있다. 반드시 아버지가 있어야지만 남성성을 배울 수 있다면 이미 오래전 모계사회에서 남성이란 멸종했을 것이다. 이 이상 이야기하는 것은 괜한 오지랖일 것이므로 여기까지. 찹 답답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나름대로 가장으로서 가족을 위해 열심인데 자꾸 헛바퀴가 도는 느낌이다. 굳이 가장이라는 이름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다.


안정환의 가정에서의 모습에 대해 요즘 말들이 많은 모양이다. 특히 여성들로부터 비난을 많이 받고 있다. 하지만 때로 어쩔 수 없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는 법이다. 인간의 모든 사고와 행동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 선의를 인정한다면. 인간은 누구나 선하다. 방향이 다를 뿐. 가끔은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