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썰전PD가 대단한 이유...

까칠부 2017. 1. 20. 01:47

그동안 드라마든 예능이든 보고 있으면 항상 느끼게 되는 것이 뭐 하나 터졌다 하면 오로지 그것만 붙잡고 끝까지 울궈먹으려는 근성같은 것이었다. 언제 하나 터질지 모르는데 하나 터졌으니 어찌되었든 그것 가지고 갈 데까지 가보자. 나쁜 게 아니다. 단지 그 과정에서 그나마 있던 장점들까지 모두 말라버리니 문제지.


지금 썰전이 장안에 화제를 불러모으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는 결국 유시민과 전원책 두 사람이다. 이런저런 논란의 여지야 있겠지만 결국 두 사람이 있었기에 이전에 비해 몇 배에 이르는 시청률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두 사람으로 아예 뽕을 뽑아야겠다. 어쩌면 당연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아니었다. 오히려 유시민 전원책 두 사람으로 썰전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자 그것을 견인차삼아 다양한 시도를 썰전 안에서 해보려 시도한다. 이들과 크게 시너지를 보이기 힘든 기존의 2부를 폐지하고 대신 연계할 수 있는 새로운 포맷들을 시도한다. 유력정치인들을 초대하여 예능처럼 대담처럼 원래 목적한 그대로 경계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인다. 정치인이 친숙하게, 정치가 익숙하게, 그러면서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할 수 없었던 솔직하고 속깊은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그야말로 '정치쇼'다. 정치인들이 정치를 가지고 국민 앞에서 쇼를 보여준다. 웃으면서 즐기면서 쉽게 친숙하게 대중은 정치에 다가간다. 정확히 정치가 대중에게 다가간다. 정치인들 입장에서도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벽을 허물고 대중과의 사이에 거리를 좁힌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냥 유시민 전원책 두 사람의 인기에 안주하지 않는다. 언젠가 유시민 전원책 두 사람이 프로그램에서 사라지더라도 '썰전'이라는 브랜드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그것은 제작진으로서 자존심이기도 하다. 그들에 뒤지지 않는, 마침내는 그들을 넘어설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


아마 정권이 바뀌면 유시민이 여러 이유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지 않을까 예상하는 중이다. 원하는 곳이 많다. 유시민의 능력을 바라는 이들이 너무 많다. 이대로 작가로만 편히 놀고 먹기에는 그의 능력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것이다. 이후를 기대하게 된다. 허투루 만들지 않는다. 새삼 감탄한다. 야심이 크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