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와의 약속을 저버린 것도 문제다. 연예인으로서 자신의 지명도와 인기를 이용해서 많은 특혜를 받아놓고 단지 시세차익만 얻고서 사업체를 팔아버린 것은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자체에서도 이것은 지역주민의 공익에 관계된 일이므로 반드시 엄격하게 그동안의 혜택들을 회수해야 한다. 하긴 대한민국에서 사업한다는 것이 바로 그런 뜻이기는 하다. 일단 양심부터 치워놔야 돈을 번다.
아무튼 가장 짜증나는 것은 무려 직원들 임금을 체불했다는 것이다. 내가 왜 짜증내는지 최소 작년부터 블로그 와서 내 글을 읽은 사람이면 알 것이다. 임금체불이 그냥 체불이 아니다. 나중에 줬다고 해서 문제가 안되는 것도 아니다. 나야 냉동실에 쟁여놓은 것들로 먹고 버티며, 원래 그다지 돈이 많이 드는 타입도 아니었기에 어찌어찌 한 달을 견뎌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그런가.
회사에서 임금을 주는 것과 별개로 직원들은 생활을 해야 한다. 회사에서 임금을 언제 주든 필요한 최소한의 지출을 해야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임금이 늦게 지급되면 그만큼 다른 곳에서 그 비용을 만들어내야 한다. 처음 한 달이야 어떻게 그동안 모은 돈이며 사놓은 것들로 버티지만 반복되면 그마저도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어디서든 돈을 빌려야 하고, 혹은 빚을 져야만 하고, 그리고 임금 들어오면 그것으로 갚아나가야 한다. 가까운 사이에도 한두번이지 매번 그런 식으로 돈거래하다가는 사이도 멀어진다. 금융권에서 대출받아 그짓하면 당연히 신용도에도 영향이 있다. 그 피해를 모두 직원들이 감수해야 한다.
평생 월급쟁이 생활을 해 본 적 없으니까. 다달이 때되면 들어오는 월급에 기대어 생활해 본 적이 없으니까. 무엇보다 돈이 하루 밀리면 하루만큼 빚을 져야 하는 현실이란 것을 겪어보지 못했을 테니까. 너무 어려서부터 연예인이 되고 스타가 되어 현실과 아예 동떨어져 버렸다. 알고서 그랬다면 그건 진짜 말도 안되는 쓰레기다. 세상에서 제일 쓰레기가 사람 기껏 부려 일시키고는 돈 떼먹는 쓰레기들이다. 아마 알 것이다. 내가 어지간하면 연예인들 욕을 잘 안한다는 것을. 어지간하면 좋은 점 찾아서 편들어주려 노력한다. 하지만 이건 도저히 어떤 말로도 변명이 불가능하다. 돈 없으면 그냥 사업을 접던가.
일찌감치 적자나서 월급 못 줄 것 같아서 사업 접었으면 최소한 실업자는 될지언정 빚쟁이는 되지 않았을 것 아닌가. 다른 일자리라도 찾아 나설 수 있다. 세상에 일자리가 시아준수 호텔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붙잡아두는 것이다. 고용이라는 형태로 직원들에 족쇄를 채우는 것이다. 같이 망하자. 같이 죽자. 그런데 정작 시아준수 혼자 호텔 팔아치우고 30억이 넘는 차익을 챙겼다. 그런데도 욕먹는 게 억울하면 머리를 치워버려라. 어디서 진짜 못된 것만 제대로 배우고 있다.
시아준수가 영웅재중, 미키유천과 더불어 SM을 뛰쳐나오며 내세웠던 명분을 기억한다. 그로 인해 연예기획사에도 표준계약서가 생기고 후배아이돌들의 처우가 많이 좋아지기는 했다. 그것과 별개다. 그렇게 노예계약이 싫었고 부당하고 일방적인 관계가 불편했다면 어째서 자기 사업을 하면서는 직원들에 그리했는가 하는 것이다. 아는 놈이 더 무섭다. 당해 본 놈이 더 악랄하게 한다.
원래 남자아이돌은 관심이 없어서 이제서야 들어 알게 되었다. 아주 기분이 더럽다. 유노윤호나 최강창민의 의리와 별개로 JYJ도 나름대로 명분이 있고 공익적으로 더 정의로운 행동을 했으므로 어느 정도 지지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미키유천이야 개인의 사생활이라 치더라도 이건 도대체가... 그걸 옹호하는 인간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헬조선의 현실을 말해준다. 어이가 없다.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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