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내가 군대 있을 때 공지합동훈련한다고 하루종일 행군한 적이 있었다. 다른 건 다 어떻게 견디겠는데 포천 어딘가서 거의 한 시간 넘게 계속 이어지던 오르막길은 정말 버티기 힘들었었다. 그나마 유격훈련 때는 포장도 안된 산길을 거의 몇 시간이나 헤매고 다니고 했었다. 군생활이라는 게 그런 것이다.
아무리 혹독한 여건에서라 할지라도 액션연기를 몇 시간 동안 쉬지도 않고 계속하지는 않는다. 한 시간 동안 액션 찍고 십 분 쉬는 식으로 몇 시간이나 반복해서 액션연기를 촬영하지도 않는다. 그랬다가는 배우는 커녕 스태프가 못견딘다. 주연 쯤 되면 관리를 위해서 휴식도 취하고 재충전도 해야 한다. 몸이 안 좋다면 더 그 점을 배려해 줄 것이다. 더구나 그런 촬영을 거의 쉬는 날 없이 몇 달이나 계속할 것도 아니고.
그만큼 군복무라는 것이 가혹한 일이라는 것이다. 훈련이 없는 날도 총 매고 장비 챙기고 한 시간 가깝게 걸어서 훈련장까지 가야만 한다. 짬 차기 전에는 교육훈련이라고 여유를 부리지도 못한다. 하긴 액션연기도 그런 식으로 배우 사정 안돌보고 무작정 밀어붙이다 사람 상한 경우가 그동안 적지 않았었다. 그러지말라고 그동안 사회적으로 합의가 진행되어 온 것이다.
어째서 사회생활은 멀쩡히 하면서 군대는 가지 못하는가. 군대가 더 가혹하니까. 예능도 연기도 다 잘만 하면서 어째서 군대는 가지 못하는가. 군대가 더 힘드니까. 그리고 더 가혹하고 힘든 상황도 가정해야 하니까. 모르는 건 군대 가지 않았거나 가서 잠만 자다 온 인간들이다. 아파서 면제라는데 뭔 말이 그리 많을까.
자기 군대갈 때는 다르다. 자기 주위가 군대갈 때도 또 반응이 달라진다. 안갈 수 있으면 가지 않는 게 좋다. 가야만 하는 상황이라도 어떻게든 가지 않을 수 있으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남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복무하다가 몸다치고 심지어 죽어 나와도 자기 일이 아니니까. 사람이 그렇게 유치하고 치사하다.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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