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조작 - 남강명을 잡기 위해, 악에는 악으로 맞서다!

까칠부 2017. 9. 5. 10:01

바로 이런 맛이다. 어차피 법도 정의도 진실도 모두 저들이 가지고 있다. 그러니 법도 정의도 진실도 아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승부한다. 건달과 기레기가 만난다. 야바위판이 벌어진다. 속이고 숨기고 거짓으로 연기한다. 모든 것을 가졌기에 그들은 방심할 수밖에 없다.


과연 이석민(유준상 분)에게 문자를 보낸 의문의 인물은 누구일까? 분명 남강명(이원종 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남강명의 범죄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둘 중 하나다. 언론인으로서의 양심을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누르고 있는 구태원(문성근 분)이거나, 아니면 남강명에 의해 길러지고 조영기(류승수 분)에게 부림받는 킬러(강신효 분)이거나. 남강명에게 원한이 있고 어쩌면 박응모에게 살해당한 피해자와도 관계가 있을지 모른다. 물론 이 역시 구태원에게 언론인으로서의 양심이 남아있을 때 성립할 수 있는 가능성들이다. 거의 유력하다. 지금으로서 동기를 가지고 있는 것은.


검찰까지 동참한다. 법으로 박응모를 응징할 수 없었기에 출동을 10분 늦추는 것으로 소심한 반항이나 할 수밖에 없었던 비참함이 범죄조직까지 가담한 대규모 사기극에 함께하도록 만든다. 그러니까 묻는 것이다. 속이는 것은 나쁘다. 훔치는 것도 나쁘다. 그래서 그들의 악이 그들이 맞서고 있는 정의롭고 진실하고 명예로운 그들보다 더 나쁜 것인가. 검찰보다도, 변호사보다도, 언론보다도 더 나쁜 것인가. 


세상이 미쳐 있으면 같이 미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상이 썩어 있다면 더 독하게 방부제를 뿌려야 겨우 함께 썩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썩어서 죽나 중독되어 죽나 어차피 죽는 것은 마찬가지라면 구더기라도 슬지 않게 더 독한 독을 삼킨다. 독에는 독으로. 악에는 악으로. 죄에는 죄로. 이에는 이로. 눈에는 눈으로. 그야말로 만인의 만인을 향한 야만의 투쟁이 정의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진다. 무법천치다. 문명이 사라진 야만의 현장이다. 그렇게밖에는 누구도 감춰진 진실을 밝힐 수 없다.


과연 세상은 달라졌을까? 정권이 바뀌었으니 무엇이라도 달라진 것이 있을까? 언론이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검찰이 법을 지키지 못한다. 억울한 피해자들이 오히려 죄인이 되어 가해자들을 피해 숨거나 엎드려 용서를 구해야 한다. 하늘과 땅위 바뀌고 정의와 진실이 바뀐다. 원래 기레기란 그런 뜻이 아니었을 테지만. 기레기로서만이 그들은 이 사회의 죽어버린 정의를, 진실을 되찾을 수 있다.


참 한무영(남궁민 분)과 권소라(엄지원 분)의 관계가 미묘하다. 썸은 있어 보이는데 노골적이지 않다. 역시나 현실의 거리가 드라마지만 쉽게 좁혀지지는 않는 탓일 게다. 검사와 일개 인터넷언론의 기레기 나부랭이와는 아무래도 격이 맞지 않는다. 이 역시 계기가 필요할까? 아니면 그냥 이대로 끝날까? 남강명을 잡기 위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싸움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결국 남강명이 시작이다. 남강명을 잡음으로써 구태원과 임지태(박원상 분)의 의도대로 대중과 유리되어버린 권소라와 애국신문, 스플래시팀이 다시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 남강명을 잡으면 증거를 넘기겠다는 제안도 있었다. 남강명의 뒤에는 진짜가 숨어 있다. 고비를 넘어간다. 재미있어지려 한다. 시간은 빨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