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라이브 - 인간이고 시민이기 때문에

까칠부 2018. 5. 6. 01:10

이래서 경찰에게 너무 많은 재량을 주면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범인은 당시 한 눈에 보기에도 수상한 몸짓을 보이고 있었다. 어쩌면 의식이 없는 오양촌의 총기를 훔쳐 염상수를 향해 쏘려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그런 가능성만으로 이미 흉기를 버린 범인을 향해 총을 쏘는 것이 정당화되는가.

 

경찰의 처우개선은 별개의 문제다. 그것은 경찰 또한 이 사회의 당당한 한 구성원으로서, 즉 인간이면서 또한 시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할 기본권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세금을 내는 시민과 별개의 존재가 아닌 단지 경찰이 직업일 뿐인 동등한 시민으로서 그 존엄과 권릴 지키는 당위로써 이해해야 한다. 세금으로 월급받는다고 뭐든 참으며 시키는대로 해야 하는 노예가 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아무리 사장이 월급을 준다고 상전도 주인도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사장이든 일용직 노동자든 모두 같은 인간이며 시민이다. 인간으로서 시민으로서 자신의 존엄과 안전, 권리를 지키는 모든 행위는 정당하다. 다른 모든 시민이 그런 것처럼.

 

그런 점에서 오양촌은 한정오에게 중요한 말을 했다. 경찰로서의 사명감이란 직업인으로서의 양심이며 상식이라는 것이었다. 돈 받은 만큼만 한다. 주어진 책임과 의무만큼만 다한다. 더도 덜도 없이 직업인으로서 내게 주어진, 내가 해야만 하고,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들을 내가 받고 내게 주어진 만큼 최선을 다한다. 경찰이라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시민으로서 지켜야만 하는 당위다. 경찰이 아니라고 그렇게 살지 않을 것인가. 경찰이기 때문이 아닌 같은 인간이며 시민이기 때문이라서 라는 것이다.그것이면 되었을 텐데.

 

물론 그것만으로 부족할 때가 있다. 한정오가 홍일지구대로부터 도망치려는 이유다. 너무 위험하다. 너무 힘들다. 그런데 구차하고 비루한데자 더럽기까지 하다. 그런 것을 그렇게까지 아등바등 참고 견디며 해야만 한 것인가. 원래 다른 직장에서도 일이 너무 힘들고 위험하면 그만큼 더 챙겨주고 대우해 주는 것이 있다. 그만한 일을 하고 있으니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당장 내가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으니까. 대단한 것이 아니다. 시민도, 사회도, 국가도 그런 당연한 일들을 당연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쨌거나 범인이 주위에 있음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피흘리며 쓰러진 시민을 위해 빈틈을 내보이고 말았다. 어떻게 대응할 여지도 없이 먼저 등을 범인에게 노출시키고 말았다. 그런 와중에도 오양촌의 마릿속에는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경찰이았으니까. 경찰로서 당연히 해야만 하는 일이었으니까. 그러나 과연 염상수도 그랬을까? 이후 경위서를 쓰면서 버인 혼인스런 모습은 그것을 염상수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당시 염상수는 경찰도 무엇도 아닌 그냥 한 인간이었는지 모른다.

 

그런 와중에도 드라마는 이 사회의 모순된 단면을 드러내 보여준다. 사건을 해결하는 드라마가 아니다. 경찰이 경찰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드라마다. 어찌되었거나 경찰을 포함한 두 명에게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큰 상처를 입힌 범인이다. 연쇄습격의 진밤은 아닐지라도 그로 인해 무려 두 사람이 크게 상처를 입었고 목숨까지 위협받아야 했다. 그런데도 정작 이전 사건의 진범인가 만을 따지고 경찰의 총격에 부상당한 것만 생각한다. 자식의 범행은 생각지 않고 단지 자식이 다쳤다며 경찰을 고발한다. 그러니까 과연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기레기가 괜히 기레기가 아닌 것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우선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과연 한정오는 홍일지구대를 떠날 것인가. 염상수는 경찰로서 남아있을 수 있는 것인가. 기다려달라 말하고 있었는데. 오양촌도 설사 살아나더라도 전처럼 일선의 현장에 남지는 못할지 모른다. 어째 평소 안하던 행동을 한다 했었다. 인간으로서 당연히 느끼는 불안과 공포, 분노, 증오, 원망,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고 사람을 살렸다는 성취감과 보람을 모두 보여준다. 그래서 누군간 도망치듯 떠나고 누군가는 남아 자리를 지킨다. 그리고 정년을 맞는다. 서러운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진다.

 

분명 재미있는 드라마다. 의미도 있고 교훈도 있다. 지금까지와 다른 패턴의 주인공간의 사랑도 이싸. 실화에 기반힌 사건들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촘촘하게 빈틈없이 배치되어 잠시의 여유도 허락지 않는다. 각가의 캐릭터도 매력적이고 흥미롭다. 작가의 말이 너무 많았따. 돌이켜보면 아쉬운 부분이다. 쓸데없누것으로 감동과 재미를 낭비했다. 어떻게 마무리지을 것인가. 염상수와 오양촌의 위기다. 홍일지구대의 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