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토끼가 앨리스를 따라 현실로 오게 될까? 아니면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로 가게 될까? 그런데 어쩐지 토끼는 이상한 나라에 더 어울릴 것 같지 않은가. 앨리스 역시 토끼가 사는 이상한 나라가 더 어울리는 듯하다. 벌써부터 예상했던 바다. 어지간한 국정원 요원보다 고애린이 더 유능하다.
어쩐지 진용태는 살아있을 것 같았다. 유지연도 당연하게 살아날 것이다. 그곳은 꿈의 세계니까. 드라마란 그런 것이다. 그래서 굳이 하루의 피로를 풀려 TV앞에 앉고는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애린도 꿈의 세계로 들어간다. 평범한 일상을 사는 아줌마에서 국정원의 비밀요원으로. 하지만 그런 고애린을 현실에 붙잡아주는 것이 KIS의 쓸데없이 오지랖넓고 수선스러운 이웃들이다.
심우철의 마지막은 과연 악인다웠다. 동지든 동료든 아랑곳않는다. 모든 것이 자신을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하긴 코어스톤이란 단지 이익을 위해 뭉친 집단일 뿐이다. 이익이 있으니 손내밀고 이익이 있으니 그 손을 잡는다. 당장 자기가 위험한데 새삼 의리라 할 만한 것이 남아있을 리 없다. 케이의 마지막 역시 킬러다운 최후였다고나 할까? 이것저것 어수선하기는 하지만 마무리는 깔끔하다. 그렇게 김본은 자신을 얽매던 오랜 원한을 풀고 과거를 마무리짓는다.
그렇다면 과거를 정리한 김본과 고애린이 만들어갈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하지만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 동화는 그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한 마디면 충분한 것이다. 하필 그곳에서 다시 만나 부부가 되라는 지령을 받고 반지까지 받는다. 꿈이든 현실이든. 명령이든 실제든. 그들은 그곳에 있다.
어수선한 일상과 치밀하고 집요한 뒷세계의 이야기가 정교하게 맞물린다. 일상이 뒷세계를 덮고, 뒷세계가 일상으로 스며든다. 그런 헤프닝들이었다. 여전히 사람들은 수선스럽고 오지랖넓으며 그러나 뒷세계는 치열하다. 쉽지 않은 작업일 텐데 마지막까지 마무리가 좋았다. 깔끔하고 시원하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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