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누구인가 했다. 어려보여서. 그리고 넓어 보여서-_-...
문채원이 주인공이란 사실을 알고 몇 번이나 끝까지 보려 시도해 봤었다. 때로 이름만으로도 보기 싫어지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이름 때문에 어떻게든 끝까지 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 내게는 문채원도 그런 배우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너무 답답하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여주인공 타입은 아니다. 아마 고두심과 2인 1역을 하는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생을 넘어서 한 남자만을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캐릭터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데, 아무래도 나는 보다 능동적인 캐릭터를 더 좋아하는 터라. 촌스럽기 이를 데 없는 옷차림 만큼이나 말이며 행동이 너무 고루하기만 하다. 사극이면 오히려 더 매력적일 수 있었을 텐데 하필 현대물이라. 더구나 그런 만큼 배우들의 혼잣말도 너무 많다.
가장 중요한 환생에 대한 설정부터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환생했으면 남이지. 더구나 종도 다른 호랑이로 환생했는데도 엄마와 딸이라. 그리고 아빠라. 코미디라 생각하면 그리 썩 나쁜 것은 아닌데 쓸데없는 것에 진지해지기도 하는 것이 사람의 이성이라. 이해가 안되니 납득이 안되고 납득이 안되니 공감이 안되고 남은 것은 문채원과 강미나인데 영 옷차림이 촌스럽기만 하고. 제대로 취향과 정반대의 길만을 가고 있다.
설정 자체는 흥미롭다. 그러고보니 아주 오래전 어느 코미디프로그램에서 선녀와 나무꾼의 뒷이야기를 단막극으로 만든 적이 있었다. 여기서는 자기 날개옷을 훔쳐 숨긴 나무꾼에 대한 원망을 수백년동안 품고 날개옷을 찾기 위해 계략을 꾸미는 선녀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었다. 드라마적으로는 차라리 그쪽이 더 나았을지 모르겠는데. 생을 넘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이야기도 이제는 꽤 식상한 것이라서. 당장 나 자신이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남녀의 사랑이야기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유인, 약취, 강간, 감금의 말 그대로 온갖 범죄를 버무려놓은 흉악한 이야기라 여기는 터라. 뭐 납치되어 감금된 상태에서도 상대에게 사랑을 느끼는 경우가 현실에서도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다.
도시에 신이 산다. 토지신이 커피를 팔고, 비둘기가 사람의 모습으로 사람들 사이에 섞여 지내고, 그리고 그 가운데 선녀도 있다. 다만 그럼에도 드라마 자체는 그다지 끌리는 것이 없다. 결국은 나와 취향이 한참 거리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포기. 문채원과 강미나는 예쁘다. 전수진도. 딱 거기까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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