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진심이 닿다 - 그리고 다시 만나 권정록은 고백한다.

까칠부 2019. 3. 22. 07:13

어쩌면 늦은 인물소개였는지 모르겠다. 권정록이 사랑한 오진심은 이런 사람이다. 그러니까 오진심이 사랑한 권정록이라는 사람을 설명해 준다.


오해받고 손해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변호사로서, 혹은 인간으로서 자신의 양심과 진실만을 소중히 여긴다. 그를 위해 모든 것을 걸 수 있다. 그래서 5년 전 연준규 대표도 만날 수 있었고 올웨이즈 로펌에도 들어오게 되었다. 그토록 간절하게 그리워하면서도 오진심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그녀를 보내 줄 수 있다. 모든 사람을 적으로 돌린 상태에서도 오로지 진실만을 위해 자신이 밝혀낸 진실의 반대편에서 자신으로 인해 묻힌 진실도 끄집어낼 수 있다.


허술한 것을 이해하게 된다. 너무 간단히 끝나버린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다시 만났다. 처음부터 그런 드라마였다. 법정드라마가 아니었다. 로펌의 일상이 주제인 드라마가 아니었다. 권정록과 오진심 두 사람이 사랑하는 드라마였다. 어떤 사람인가. 과연 오진심이 사랑한 권정록이란 어떤 남자였는가. 오진심이 어떤 사람인가는 그동안의 이야기를 통해 충분히 보여졌다. 너무 말이 없고 표정변화까지 없어서. 하지만 권정록 역시 우주여신 오진심이 사랑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었다.


너무 뜬금없지는 않을까. 로맨스와 너무 동떨어지지는 않았을까. 로펌 사람들의 이야기도 거의 마무리된 듯 대사조차 거의 없이 서로 멀리 떨어져 몇 마디 대화도 나누지 못한 두 사람의 모습만 각각 집중해 보여준다. 그렇게 눈물흘리도록 그리워하고 외로워하면서 마침내는 서로 다시 만나게 된다. 하나의 진실을 밝히고 하나의 진실을 알아낸 뒤 오로지 진심만을 품고 서로를 마주하게 된다. 어떤 진실보다도, 어떤 대단한 인기나 영광보다도 더 소중한 그 하나를 위해서. 그리고 서로에게 고백한다. 아니 이번에는 권정록이 고백한다.


"사랑합니다."


이 한 마디를 위한 과정이었다. 서로 멀리 돌아, 한참을 돌아 서로에 대한 그리움만 깨닫고 다시 만난다. 그리고 다시 시작한다. 이제는 무엇도 자신들을 막을 수 없다. 오진심이, 권정록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나머지는 배경이다. 처음부터 느꼈을 터다. 권정록과 오진심, 특히 그 가운데서도 오진심을 보기 위한 드라마였다. 권정록이란 캐릭터가 더해진다. 그리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나 고백하고 사랑을 시작한다. 로맨스다. 처음부터 드라마는 로맨스 드라마였다. 잠시의 긴장은 그저 그를 위한 과정이고 장치였을 뿐.


다만 시간의 흐름을 유추하기가 힘들다. 재판 하나가 뜻밖에 너무 빨리 끝났다. 드라마는 여전히 촬영중이다. 이제 겨우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하긴 그런 게 그리 중요한 건 아닐 테니까. 다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