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돈이 시작이고 끝이다. 그저 자기만족으로 즐기는 아마추어가 아니다. 그 자체를 직업으로 삼고 성과를 내야 하는 전문인인 것이다. 그래서 프로다. 그리고 돈이란 그런 프로들에게 자신의 역량과 실적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나는 과연 프로로서 얼마의 가치를 가지는 존재인가.
임동규라는 이름이 참 낯설다. 한때는 백승수와 대립하는 악역으로 매우 비중있게 나왔던 것 같았는데 그게 벌써 언제적 일인지 모르겠다. 길창주마저 불과 지난주였는데 이제는 그 존재가 가물거리기 시작한다. 참 휙휙 지나간다. 그만큼 바쁘다는 뜻이다. 프로야구단 단장의 업무에 있어 그런 선수 개개인의 사정이란 그저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과정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팀에 문제가 되는 선수를 정리하고, 스태프를 정비하고, 그 과정에서 팀에 필요한 선수들을 데려온다. 그러고 나니 연봉협상이다. 아주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매번 꼴찌만 하는 팀에게 여전히 많은 연봉을 챙겨주는 것도 이윤을 추구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부담인 것이다. 성적이 좋거나, 아니면 긍정적인 의미로 화제성이 있거나, 돈은 돈대로 들어가는데 나오는 이익은 없다. 기업은 땅파서 장사하는가.
구단주를 대행하는 권경민 상무 역시 기업 안에서 자기의 입장이란 것이 있고 백승수 단장에게도 개인의 일상이라는 것이 있다. 구단주라고 구단만 생각할 수 없고, 단장이라고 역시 구단에만 매여 있을 수도 없다. 권경민은 그렇다 치고 백승수에게는 또 어떤 배경이야기들이 있는 것일까. 학원스포츠에서의 체벌과 그로 인한 부상이 백승수 단장의 일상에도 깃들어 있다. 결국 그로 인해 부상을 당하고 동생은 장애까지 안아야 했던 것인가.
선수 출신들의 완고함과 내부 정보까지 빼내는 전현직들의 유착은 인간관계의 부정적인 부분이다. 직접 경기를 뛰어 봤어야 전력분석도 할 수 있다. 어제까지 같은 팀이었는데 바로 관계를 끊기가 어렵다. 거기서 선을 넘는다. 그래도 전력분석팀에는 조짐이 보이는데 이건 명백한 부정이다. 연봉의 총액까지 삭감된 상태에서 어떻게 백승수는 지금의 상황을 타개해 나갈 것인가.
성장해야 하는 것은 드림즈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인간으로서 백승수도 성장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것이 단장으로서의 그의 냉정하고 객관적인 태도를 바꾸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래도 관계 속에서 하나씩 딛고 앞으로 나간다. 그를 지금 발목잡는 것은 무엇인가. 참 정신없다. 일상처럼 드라마가 휙휙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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