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운동

대니 조와 어느 초보자의 스쿼트...?

까칠부 2020. 4. 4. 12:00

워낙 운동유튜버가 많다 보니 모두를 일일이 챙겨 볼 수는 없다. 그래서 나름대로 고르고 고른 몇 명 만 집중해서 보고 나머지는 알고리즘에 걸릴 때마다 잠시 흘려보는 정도일 수밖에 없다. 대니조도 그런 경우였다.


아마 대니 조가 처음 유튜브를 시작한 것도 그다지 오래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좀 신기한 운동을 가르치는구나. 꽤 유명한 트레이너 같은데 운동도 상당히 특이하게 가르치는가 보구나. 하지만 어차피 나는 집에 바벨 밖에 없고 없는 시간 쪼개서 바벨위주의 운동을 하는 수밖에 없다. 이건 나랑 상관없다.


그런데 그런 대니 조의 운동법이 나와 상관있어 진 것이, 하필 내 주위에서 대니 조의 운동법에 영향을 받은 사람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대니 조가 레그프레스와 스쿼트를 하면서 무릎을 좁히는 것을 보고서는 그대로 따라하려는 것을 보고 식겁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일로 더 이상 그 사람에게 운동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못하게 되었었다. 대니 조처럼 유명한 사람이 좋다 말하는데 니가 뭐라고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가? 솔직히 할 말이 없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그건 아닌 것이다.


스쿼트를 가르치는 모든 트레이너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무릎이 안으로 모이면 안된다. 대부분 사람들이 외전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전근이 약하기에 제대로 무게를 받치지 못하면 내전근의 과사용으로 무릎이 안쪽으로 모이게 되는데 그러면 자칫 무릎을 다칠 수 있다. 무릎관절 역시 수직방향의 압력에는 상당히 강하지만 수평으로 가해지는 압력에는 치명적인데, 특히 무릎 바깥쪽에서 가해지는 압력에는 매우 취약하다. 어떤 때 무릎을 쉽게 다치는가 보면 알 수 있다. 축구선수들이 어떤 때 무릎을 쉽게 다칠까. 


즉 다시 말해 스쿼트 할 때 무릎을 안 쪽으로 모으는 자세라는 것은 고중량일 경우 무릎을 작살내기 딱 좋은 자세란 것이다. 물론 그래서 대니 조 역시 충분히 근육이 발달한 상태에서 다른 자극을 주기 위한 용도로 하체의 힘을 최대한 빼고 최소한의 가동범위로 운동하는 것임을 말하고 있기도 했었다. 문제는 그렇게 설명을 해도 초보자들은 알아들을만한 기본적인 이론적 체계조차 거의 갖추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란 것이다. 그러니까 이제 막 운동을 시작해서 스쿼트라고는 해 본 적 없는 사람이 대니 조의 영상만 보고 무릎부터 안으로 모으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자세로 하면 하체에 더 좋다. 


하긴 대니 조의 운동법이 가지는 문제가 비단 이것 만은 아닐 것이다. 아니 다른 운동유튜버 가운데서도 그런 경우가 적지 않다. 없는 시간을 쪼개서 운동한다. 다양한 부위를 조금씩 운동하기에는 운동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오히려 운동할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이라면 다관절 운동이 더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이다. 하나씩 부위별로 운동하기보다 큰 근육 중심으로 다관절운동을 통해 몸 전체를 단련시킨다. 그렇게 근육을 세분화시켜서 하나씩 단련하는 것은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들의 일이고, 당장 시간이 부족한 운동초보자들은 큰 근육 중심으로 다관절운동을 하면서 체력과 근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도저히 먹히지 않는다. 근육 부위를 하나씩 집중해서 자극을 주며 단련시키면 결과적으로 몸 전체가 대니 조처럼 될 수 있을 것이라 여기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또 그렇게 가르치기도 한다. 지금 운동법대로 했다면 자기도 필 히스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지름길이 바로 앞에 보이는데 굳히 힘들고 어려운 길을 갈 필요가 있겠는가. 스쿼트든 데드리프트든 벤치프레스든 괜히 힘들고 위험해 보이기만 하는 것이다. 물론 내가 워낙 조심스럽게 운동하느라 무게가 빠르게 오르지 않는 탓도 있다. 하지만 내 나이가 나이인데. 다치면 회복도 안 될 테고, 어차피 아무리 열심히 운동한다고 근육이 빠르게 늘거나 하지도 않는다. 훨씬 젊은 자신이라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텐데도 더 쉬운 길을 찾아나서게 된다.


아마 운동유튜버 가운데 대니 조를 저격하는 이들이 나타난 것도 그런 내 경험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정말 황당하다. 이제 막 운동을 시작했는데 컬 하면서 팔부터 돌리고, 스쿼트 하면서 무릎을 모은다. 미쳤나 싶었는데 대니 조란다. 왜 그러는가 했더니 이건 운동 좀 해 본 사람이 새로운 자극을 찾으려는 운동법이다. 초보자들이 일부러 찾아 볼 유튜브는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이름값이 너무 높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끌리고 만다.


뭐 어차피 다른 일 하겠다고 하던 일 그만두고 아마 코로나19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도 찾지 못했을 테니 시간은 남아 돌 것이다. 다만 헬스장들이 지금 문을 닫았으니 어디서 운동을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인데. 그거야 알아서 할 문제일 테고. 시간이 남아돌면 크게 문제는 되지 않는다. 하루종일 운동만 할 수 있다면 대니 조 방식도 크게 나쁘지는 않을 듯. 내 기준이다. 나는 어깨 전체를 운동하기 위해서라도 밀리터리 프레스를 풀가동범위로 내렸다 들어올려야 하는 경우라.


그냥 생각났다. 그래서 그 이후로 대니 조 채널은 아예 클릭도 하지 않게 된다. 내 운동 하기도 바쁘다. 다른 운동법에 눈을 돌리기에는 내가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현실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