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십시일반 - 제목의 뜻과 욕망의 군상들

까칠부 2020. 7. 30. 13:44

대충 시놉시스와 캐릭터 설정을 보고 어느 추리만화에서 봤던 내용을 떠올리고 있었다. 시한부의 삶을 살고 있는 어느 외롭고 성질 더러운 늙은이가 자기를 이용하려고만 주변사람들에게 복수하려 음모를 꾸민다. 그만큼 유인호의 성격도 괴팍하고 주위에 모인 사람들 역시 그저 유인호의 돈만을 바라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그러면 너무 뻔하지 않겠는가.

 

별 기대없이 보다가 점점 빠져드는가 싶더니 바로 어제 제목 '십시일반'의 이유가 나오며 바로 빵 터지고야 말았었다. 아, 이런 의미였구나. 이래서 십시일반이었구나. 이래서야 진짜 오리무중이다. 유인호의 사인이 수면제 알러지가 있는 상태에서 한 번에 다섯 알 분량의 수면제를 복용한 것이었다고 한다. 하나는 유빛나의 엄마 김지혜, 하나는 가정부 박여사, 다른 하나는 사실상 비서 겸 집사 문정욱, 그리고 공통점은 바로 직전 유서에 대한 편지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굳이 한 사람이 수면제 다섯 알을 다 먹이지 않아도 이런 식으로 한 사람이 한 알 씩 다섯 명이면 바로 치사량인 다섯 알 분량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 유서와 관련한 편지를 보낸 누군가는 이 모든 상황을 의도했던 것일까? 아니면 단지 우연의 일치에 지나지 않았던 것일까? 그리고 이미 죽은 유인호의 몸에 니코틴을 주사한 것은 또 누구일 것인가? 죽음과 직접 관계는 없지만 그 또한 다른 의도를 숨기고 있을 것이다.

 

돈이 있고, 그 돈을 바라고 모여드는 사람들이 있고, 그를 이용해 돈을 권력삼아 휘두르려는 사람도 있다. 당연한 현실의 군상들의 모습이다. 돈이 곧 부이고 권력이고 명성이고 지위고 도덕이고 윤리다. 몇 천 원도 아니고 수 억 수 십억의 돈이 오가는데 수면제인들 대수이며 모함과 음해인들 대수이겠는가. 유언장에 대한 편지를 받고 아무렇지 않게 먹는 음식과 차에 수면제를 타고, 다른 사람을 함정에도 빠뜨린다. 뭐 어쩌겠는가. 그 돈이 그리 적은 돈도 아니고. 수 십억이만 말 그대로 자기 양심까지 팔아치우기 충분한 금액인 것이다.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일 것인가? 그보다 저마다 무엇을 가슴에 숨기고 있는 것인가? 가장 선한 얼굴을 한 사람을 의심하라. 가장 아무렇지 않은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그를 의심하라. 그런데 그러고 나면 가장 먼저 의심받아야 하는 것이 바로 주인공 유빛나다. 과연 비밀은 무엇일까? 오랜만에 MBC가 괜찮은 드라마를 내놓았다. 벌써 저녁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