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더이상 볼 수 없는 이유

까칠부 2021. 7. 3. 20:02

작년 8월말이다. 목욕탕에서 넘어져서 대가리가 찢어졌다. 스태플러로 7방인가 8방인가 찍었더라.

 

바로 피 철철 흘리며 동네 외과의원에 갔다가 진료의뢰원 받아서 가까운 종합병원을 찾았다. 동네 의원수준에서는 어떤 처치도 하지 못한다. 그런데 그 날이 하필 의사놈들 파업 첫날이었다.

 

응급실을 찾았는데 꿰매 줄 사람이 없단다. 그래서 다음날 진료는 되냐니까 그것도 안 된단다. 결국 약국에서 머리에 거즈 붙이고 밤새 인터넷 뒤져서 그나마 머리 꿰매 줄 의사가 있는 병원 찾아서 겨우 CT 찍고 스태플러 박았다. 일주일동안 머리도 못감고 연구만 쳐바르느라 머리카락이 무슨 흉기가 된 듯하다.

 

장겨울도 파업했겠지? 추민하도 환자 내팽개치고 파업한다고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었겠지? 그걸 또 교수란 것들은 잘한다고 응원해주고 있었을 테고. 그런 새끼들 알콩달콩 잘났다고 지랄하는 드라마를 내가 꼭 봐야겠나?

 

당해보니까 알겠다. 의사란 새끼들이 얼마나 돈만 밝히는 사람백정 새끼들인지. 평소 그리 환자 생각하는 척 하던 의사새끼들이 파업에 대해서는 환자가 뒈지든 말든 상관없다며 자기들 입장만 주장한다. 그래서 막은 게 공공의대 정원확대였었지? 자기들 돈 아쉬울 때 지방 가서 땡겨 쓰려고.

 

판타지 드라마인 걸 알고 보려 해도 의사가운 보는 순간 머리가 다 욱신거린다. 지금도 만지면 상처가 만져진다. 완전히 벌어진 상태에서 하루를 버티면 그 때의 기억이 선명하다. 그냥 무심코 부딪힌 충격에도 죽어나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머리가 그렇게 중요한 부위다.

 

결론은 검사와 의사를 미화하는 드라마는 볼 게 못 된다는 소리다. 머리가 욱신거리네. 하여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