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천성장가 - 국사무쌍

까칠부 2021. 9. 22. 03:03

 게임 삼국지6에서 신무장을 100명 째 만들면 모든 능력치를 100으로 만들 수 있는 국사무쌍이 나오게 된다. 원래 소하가 한신을 한고조에게 추천하며 했던 말이었다.

 

"나라 안에 감히 이와 견줄 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국사무쌍이다. 나라의 인재 가운데 이와 견줄 이가 없으니 국사무쌍이다. 그만큼 뛰어난 인재란 뜻이다. 탁월한 인재란 뜻이다. 다만 전술적인 면에서 한신이 과연 항우와 견줄 수 있는가는 의문점이 없지 않다. 해하 싸움에서도 항우는 소수 병력으로 한군을 몰아세운 바 있었다. 그럼에도 감히 천하에서 한신과 견줄만한 인재란 더이상 없다.

 

 

죽간과 전서가 배경이 남북조시대임을 짐작케 한다. 후기에 이르면 왕희지 이래로 해서가 주류를 이루니 동진이 망한 이후 명멸한 수많은 왕조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것도 선비계열일 북조가 아닌 남조의 왕조다. 인재를 가르치고 선발하는 방식이 대의나 명분이 아닌 개별적인 임기응변에 가깝다. 공식적으로 시험을 치르는 과거는 수문제 이후에나 정착하고 있었다. 사변적인 임기응변의 방식은 아직 음양가나 종횡가의 그것에 가까운 듯하다.

 

 

귀족의 시대였다. 백성이나 나라따위 아랑곳 않던 귀족을 위한 논리의 시대였었다. 실제 시대배경이 어딘가는 중요하지 않다. 더불어 어째서 대부분 중국 역사드라마는 이런 시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가.

 

 

대의가 없다. 명분이 없다. 실제 시진핑 체제가 가진 한계일 것이다. 그래서 시진핑 체제 아래서는 환건기의도 없고 백련교도 없고 이자성도 없다. 김용이 이자성을 높이 평가한 것은 근대 이후 중국 지식인 사회에서 유행하던 민중주의의 영향이다. 그런 민중의 항거가 백련교의 난으로 한왕조를 탄생시켰고 마침내 이자성의 봉기와 몰락의 원인이 되었다.

 

 

의미가 있다면 그런 남북조시대의 중국문명이 이후 고려시대까지 한반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는 점이랄까.  판타지와 가장 가까운 시대인 탓이다. 대의도 명분도 없이 오로지 힘과 욕망의 우열만이 존재한다.

 

 

어째서 동아시아만이 아닌 세계역사에서 장사승계가 당연한 원칙처럼 받아들여졌는가. 개개인의 무능보다 무서운 것이 과정에서의 경쟁으로 인한 낭비다. 새삼 깨닫는다. 당 이후의 중국과 이전의 중국은 다르다.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