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구하라의 예능감...

까칠부 2009. 10. 4. 23:07

예능감이라면 아마 의외의 말이나 행동으로 사람을 웃기는 그런 걸 말하는 모양이다. 그런 거라면 당연히 구하라는 없다. 아마 카라 멤버 가운데서는 박규리 정도나 가능할까? 정말 박규리 말발은 대단하더만.

 

그러나 그럼에도 구하라는 예능에서 때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존재감을 보이곤 한다. 왜?

 

결국 의외성이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모습들.

 

예를 들어 지난 추석연휴에 방송한 달콤한 걸에서가 그랬다. 출연자 가운데 열심히 하지 않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방송을 탈 수 있는 기회이고, 단독샷을 잡을 수 있는 기회이고, 잘 하면 뜰 수도 있었을 텐데. 이미 주류로 올라선 소녀시대와 브아걸은 몰라도 나머지는 그 기회가 절실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최후의 승자는 구하라였다. 같이 열심히 했고, 우승도 티아라의 전보람이 했건만 사람들 입에서는 구하라 이름만 나오고 있다. 왜이겠는가? 그만큼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돋보였다는 것이다.

 

정말 가늘기만 한 모습에서, 눈도 크고 생김도 귀여워서 곱게만 보이는 모습에서, 그러나 악바리처럼 온몸을 내던져 트럭을 끌고 남들보다 한참 앞서 달리는 그런 모습에서...

 

의외성이다. 이 또한 의외성이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데 그런. 지난 설에도 전혀 싸움이라고는 못할 것 같던 구하라가 무려 복싱에서 김은정을 이겼었다. 펀치가 오가는 가운데서도 눈을 똑바로 뜨고 상대를 응시하며 주먹을 날리던 모습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될 정도다.

 

구하라의 매력은 그것이다. 같이 열심히 해도 몇 배 더 돋보이는,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외모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이 몇 배 더 열심으로 보이는. 그것도 땀내나는 끈적거림이 아닌 상쾌함으로 다가온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했지? 말 그대로다. 힘든 요즘, 모든 것이 무기력하기만 한 지금, 그래서 그런 활기찬, 에너지 넘치는 모습은 참 보고 있기만 해도 힘이 난다. 열심히 해야겠구나... 아니 그 전에 열심히 하고 있구나 하는 것만으로도.

 

말이야 못하면 어떤가? 웃기지 못하면 또 어떤가? 그것만으로도 이렇게 기분이 좋은데.

 

남자의 자격이 좋은 이유다. 천하무적야구단이 재미있는 이유다. 백지영 싫어서 요즘은 전혀 안보지만 천하무적야구단에도 웃음은 없지만 그런 열정이 있다. 남자의 자격에서는 그래도 인생을 알 나이가 된 사람들의 지혜와 연륜이 있다. 조금은 능청맞고, 조금은 주책맞고, 조금은 비겁하고 치사한...

 

웃기는 것만이 예능은 아니라 생각한다. 재미란 웃기는 것만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구하라도 예능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그것이 몸으로 때우는 예능감이라 할지라도.

 

 

뭐, 가끔 방송에 나오는 것 보면 말을 아주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너무 솔직한 게... 웃기려고 하는 것 같지 않은게 또 가끔은 웃긴다. 그쪽으로 방향을 잡아보면... 아, 벌써 그러고 있나?

 

박규리와 더불어 아이돌 가운데 가장 주목하고 있는 아가씨다. 장차 연기자가 꿈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연기자로서도 성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