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골든벨을 무슨 막장프로그램쯤으로 아는 사람이 있더라. 그러나 내가 보기에 스타골든벨만한 프로그램도 없다. 신인이면 신인, 오랫동안 방송을 쉬었던 노땅은 또 노땅, 방송과는 거리가 먼 비주류 연예인들까지 불러놓고는 그래도 방송분량 뽑아낸다. 그렇게 자기를 알리고, 그렇게 방송에 익숙해지고...
물론 인기연예인도 나온다. 아이돌도 나온다. 그러나 모두가 예능에 익숙한 게 아니다. 예능에 익숙한 사람이 있는가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아마 초기에는 그런 이야기가 있었던 모양인데, 그러나 스타골든벨은 익숙한 사람 그렇지 못한 사람 최대한 배려해 고루 보여주려 노력한다. 웃기면 웃기는대로 못웃기면 못웃기는대로 최대한 방송분량을 뽑아내며...
얼마전 강심장이라는 프로그램이 새로 시작했다. 나도 봤는데 게스트 편중이 너무 심하더라. 아마 제대로 말을 해 본 출연자는 한 절반이나 될까? 스타골든벨과 너무 비교되었다. 바로 그것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었다. 출연자도 보는 사람도 크게 부담이 없는 이를테면 캐주얼 예능이랄까?
그 중심이 김제동이 있었다. 강심장을 봐서인지 더욱 확연히 비교되더라. 적절히 치고 빠지면서, 예능에 익숙지 못하면 익숙지 못한대로 톡톡 건드려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또 예능에 익숙하면 그것 또한 적절히 다른 출연자와 연결시킴으로써 전체적인 재미를 극대화한다. 적당히 까주고, 또 적당히 띄워주고, 가끔은 스스로 망가져주기도 하고,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출연자들간의 밸런스를 맞춘다. 누가 있어 저 중구난방 오합지졸들을 이끌고 그리 방송분량을 뽑아낼 수 있겠는가?
물론 매너리즘이라 할 수도 있겠다. 너무 뻔하다고. 그러나 유재석도 마찬가지다. 강호동은 아닐까? 내가 놀러와나 해피투게더를 게스트 봐가며 보는 것도 그래서다. 강호동 출연 프로그램은 어지간하면 피해는 것도 같은 이유다. 뻔하거든. 식상하거든. 지겹거든.
그러나 사람들은 재미있다고 한다. 여전히 유재석, 강호동이라고. 왜? 그것이 그들의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바로 거기에서 사람들은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보편적인 재미의 코드가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김제동에게도 그들만큼은 아닐지라도 나름의 재미의 코드가 있다. 비록 그렇게 크게 터지지는 못하지만 꾸준한 시청률로서 나타나는 스타골든벨에 대한 지지도였다.
뻔하다면 뻔할 수 있지만 그것이 김제동의 스타일인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런 뻔한 스타일을 기대하며 김제동을 찾는 사람도 있는 것이고. 유재석을 찾고 강호동을 찾는 것처럼. 유재석과 강호동을 왜 찾겠는가? 그들만의 스타일에서 그들만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찾는 것이다. 김제동 역시 마찬가지다. 그것이 김제동의 스타일이고 그의 경쟁력이다. 단지 지금 잠시 성적이 안좋을 뿐.
어차피 모든 방송인이 모든 분야를 다 잘 할 수는 없다. 모든 스타일을 다 섭렵할 수도 없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만 잘하면 된다. 자기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것만 잘하면 된다. 시장이 워낙 작다 보니 이것저것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기만 주문받기 쉽지만 그러나 소수더라도 꾸준히 기대해주고 찾아봐주는 사람들과 교감하는 것도 가치있는 일이다. 그것이 퇴물일까?
하긴 이경규도 퇴물이야기 나오더라. 그러나 이경규가 퇴물이던가?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얼마전까지 육감대결, 오늘의 토끼열전, 토끼열전 보니까 또 강호동과 비교되더라. 그런 다수의 개성 강한 게시트를 모아놓고서 적절히 웃음을 뽑아내는 게 보통 일이던가? 김제동과는 다른 또다른 이경규만의 노하우와 스타일이 녹아난 방송이었다. 붕어빵에서 육감대결, 남자의 자격까지 흐르는 이경규만의. 단지 때가 안 맞았을 뿐이다.
아무튼 말은 쉽다. 누구누구는 여기까지, 누구누구는 어디까지... 그러나 그런 평가와는 달리 아직도 그를 바라보며 웃음을 찾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재미있어하고, 여전히 반가워하고... 모두가 같아야 할 필요는 어디있는가? 대세가 진리는 아닐텐데. 하여튼 그렇다.
다시 말하지만 어제의 사건을 계기로 KBS에 대한 모든 감정을 접는다. KBS는 없는 거다. 언론이 아닌 예능 케이블 방송일 뿐. 아니 그냥 공터에 천막치고 약이나 파는 뜨내기 악극단이나 하면 되겠다. 악덕사장에 가짜 약이나 팔려 호들갑 떨어대는. 언론? 참 언론 쉽다. 언론이라...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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