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칭찬하려면 그 사람의 잘못이나 문제들에 대해서도 함께 책임지지 않으면 안 된다. 요상하게도 누군가 칭찬했다는 이유로 그 사람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까지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욕하는 건 상관없다. 욕이야 하고 잘못되었어도 크게 해봐야 미안 한 마디 하면 끝이다. 그나마 다른 잘못이 드러나기라도 하면 그때는 오히려 의기양양이다.
"봐라, 내 말이 맞지?"
똑똑한 척 하는 사람일수록 그래서 남 욕하기가 취미다. 괜히 삐딱하게 꼬아 보고, 낮추어 비아냥거리고. 조롱하고. 그러면서 으스댄다.
"내가 네 머리 위에 있거든?"
악플러란 두 가지 부류가 있다. 한 가지는 생각없이 악한 놈들. 흔히 말하는 악플러다. 다른 한 가지는 생각없이 착한 놈들. 더 악질적인 부류다. 그들은 정의를 말하고 도의를 말하고 특히 상식을 말한다. 특히 이 후자의 부류가 그런 경우가 많다.
나는 똑똑하다. 나는 정의롭다. 나는 현명하다. 나는 착하다. 나는 대단하다. 그래서 일부러 뻔히 보이는 사실을 외면한 채 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자위다. 여자 속옷 보고 벌떡거려 바지부터 까내리는 것처럼 멋재로 상상에 빠져 혼자 만족하고 마는 거다.
참 사람이 이렇게 비열하다. 비열한 놈들이 또 대접받고.
솔직히 나도 누군가 좋은 소리 한 마디 하려면 부담스럽다. 괜히 나중에 한 소리 듣거든.
"네가 그런 소리 했었지? 쯧쯧쯧..."
누군가를 칭찬할 수 있는 것, 누군가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것,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행위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솔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게 쉬운가.
그래서 흔히 남 욕하는 것 가지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 한다. 특히 자아가 빈약할수록. 그렇게라도 자기를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되는 주제들이.
하여튼 뭐 이리 똑똑한 인간들이 많은지. 거의 관심법에 예지력 수준이다. 앉아서 천 리, 서서 삼천 리, 그러나 키보드 잡으면 구만 리. 웃을 뿐.
예능을 보기 싫은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리플이 더 보기 싫다. 그보다 더 싫은 것은 게시판에 그 잘난 군상들. 그래서 게시판활동도 줄인 건데. 짜증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부류. 생각없는 놈들. 특히 생각없이 정의로운 놈들. 가끔 살의를 느낀다. 살의보다는 청소의 욕구다. 너무 더럽다. 냄새나고. 흉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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