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무릎팍 도사와 장윤정 - 사람들은 진실을 바라는 게 아니다!

까칠부 2010. 7. 1. 19:11

사실 진실이라는 게 그렇게 무겁다. 사실을 가지고서 이야기한다는 게 그렇게 무섭고 부담스럽다.

 

사람들이 어떤 소재, 혹은 주제를 가지고 떠드는 것이 단지 진실을 바래서는 아니다. 소설을 쓰고 하는 것이 진실을 추구하기 위한 것은 아니듯 말이다. 뭐냐면 그냥 유희다. 놀이.

 

그러기를 바라는 것이다. 원래 신화란 그렇게 만들어진다. 바람이 사실을 만들고 사실이 바람을 낳는다. 진실의 여부는 상관없다. 어떤 목적이 있고 지향이 있을 때 신화는 만들어진다.

 

사람들이 소설을 쓰고 읽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재미있으니까. 쓰니까 재미있고 읽으니까 재미있고. 실제 있었던 일이나 인물이라면 더 재미있다. 넌픽션이라든가. 팬픽이라든가. 역사소설이라든가.

 

오히려 장윤정이 무릎팍도사에 나와 해명했을 때 불쾌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그런 것이다.

 

그동안 잘도 떠들었다.

 

"분명 이러이러했을 거야..."

 

그런데 정작 방송에 나와 그것을 해명하니 말한다.

 

"방송에서 그런 말까지 해야 해?"

 

아주 당연하고 당당했다.

 

"노홍철과 분명..."

 

그리고 또 세심하고 정의롭고 도덕적이다.

 

"노홍철의 입장도 생각해야..."

 

그렇게 말을 만들고 떠들 때는 그것이 어느 정도는 진실이라 여겼기 때문일 터다. 그런데 정작 진실을 접하고는 오히려 분노하고 반발한다. 왜?

 

어차피 처음부터 사실여부는 상관없었던 때문이었다. 진실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한 마디로 놀자는 거다.

 

연예인이란 약자다. 대중이라는 권력 앞에 연예인이란 한없이 약자일 수밖에 없다. 왕따를 데리고 놀 듯 대중은 그들을 얼마든지 희롱하며 놀 수 있다. 조선시대 평민들이 백정의 딸을 벌거벗겨 희롱하며 놀았듯 연예인이란 그렇게 데리고 놀아도 되는 것이다.

 

루머란 그런 것이다. 연예인을 찢고 발기고 진흙탕에 내동댕이 쳐 더럽히는. 그래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즐기자는 것이다. 그런데 나와서 그 판을 깨고 있으니.

 

"사실은..."

 

그 말은 곧 이제까지의 놀이가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장난감을 빼앗긴 것이다.

 

반발하는 것이다.

 

"그게 해명이 돼?"

 

오히려 버틴다. 나와서 이야기하면 그것이 거짓일 것이라. 그게 어떻게 사실인가. 오히려 나와서 이야기한 자체를 가지고 씹꼬 찧고.

 

그들의 정의란 그렇다. 그들의 윤리란 그렇다. 단지 유희다. 한 인간을 가지고 노는 악질적인 장난. 그들이 불행한 선택을 한 이들에게 그리 당당할 수 있는 이유도 그것이다.

 

"어딜 감히 장난감 주제에..."

 

가지고 놀아야 하는데 망가져 버렸으니...

 

어린아이들이다. 덜 자란 어린아이들이다. 덜 된 어린아이들일 뿐이다. 키보드라고 하는 수단을 어떻게 써야 할 지 모르는. 대중이라는 힘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나이가 열 살 이하라면 그나마 이해는 가련만. 많이 쳐서 15살 이하는 인정한다. 그러나...

 

하여튼 토크프로그램 나가고 나면 그 다음날 리플이 보기도 싫다. 어지간하면 스킵하는데...

 

다행이라면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보다는 조금 더 똑똑하다는 것. 똑똑한 척 하는 게 아니라 실제 똑똑하다. 허위에 잡히지 않고 아집에 매몰되지 않고 그냥 그러려니 받아들인다. 보이는대로 들리는대로. 하긴 그래서 더 헛똑똑이짓 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세상에 가장 해악이 정의로운 놈, 도덕적인 놈, 똑똑한 놈... 항상 느끼는 진리다. 악성폐기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