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내가 약간 특이하게 보이는 이유는 아무래도 그 전제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인간이란 어쩔 수 없이 약한 존재라 본다. 그리고 어리석고 서툴다. 오류투성이다.
즉 인간이 약한 것은 탓할 게 못되는 거다. 강한 걸 칭찬해야지 약한 걸 탓할까.
못하고 실수하고 그러니까 인간인 거다. 잘하니까 칭찬하는 거지 못하는 걸 무에 말할까.
그렇더라도 문제가 될 때가 있다. 그런 때든 딱 그 만큼만. 그리고 반성의 기회를 준다.
내가 악플러 아닌 악플러들을 혐오하는 이유가 그거다.
차라리 악의를 드러낸 악플러는 낫다. 그런데 선의로 포장한 악플러란 더 악랄하다. 단순히 리플을 다는 악플러가 아니다. 더 큰 악플러들이다.
실수도 할 수 있다. 잘못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단정짓는다.
"너 나오지 마!"
"너 하지 마!"
약한 모습을 보이면 그런다.
"왜 약한 모습을 보이는데?"
그리고 그것을 빌미삼아 한 인간을 공격하고 매장하고...
악플러란 단지 그런 서툰 정의에 기생하는 기생충에 불과하다. 악플러의 논리를 누가 만들겠는가.
저번에도 말했지만 비판에도 원칙이 있다. 대상을 한정해서, 사실을 적시해서, 딱 그 만큼만...
어렵다는 걸 안다. 역시 사람이란 감정의 동물이고 오류의 존재니까. 그렇더라도 노력은 필요하지 않을까.
하긴 어쩌면 그것은 이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이기도 하다. 어리석고 약한 자는 나오지 마라! 그래서 무리해서 똑똑한 척 하고, 강한 척 하고, 악플러란 그런 희생자이기도 하지. 그놈들도 똑같이 똑똑한 척 강한 척 하느라 괜한 희생물을 찾아 헤매고 있으니까.
아무튼 나는 어떻게 해도 악플러 이해하라는 말에는 동의 못하겠다. 악플러 이해할 수 있다는 말에는 그저 소름이 돋을 뿐이다. 도대체 어떻게? 세상에는 여러가지 다른 생각이 있다지만...
남의 죽음에 대해서도 그리 말할 수 있는 선량한 정의들에 대해서는 말을 잊는다.
어린아이는 약하다. 그리고 어리석다. 그래서 아이들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관용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인간은 강하지 않다. 영리하지도 않다. 물론 나 자신도.
날이 참 우울하다. 인간이란 참 우울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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