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

남자의 자격 - 자작서평...

까칠부 2010. 8. 10. 19:53

 

 

항상 글을 쓰고 나면 후회한다. 여기서는 왜 이렇게 썼을까? 여기서는 달리 썼으면 더 좋았을 텐데. 블로그야 아무때고 수정하면 그만이라지만 인쇄되어 나온 책은 그럴 수 없으니.

 

아쉬움도 많고 부끄러운 것도 많고, 그러나 책 자체는 잘 나왔다. 확실히 내 글이 좀 빠르다. 내가 쓴 글을 내가 읽으면서 늘 느끼는 거다. 빠른 호흡만큼 간결한 구성이 쉽게 읽히게 한다. 하긴 이런 종류의 책을 머리아프게 읽을 사람은 없겠지.

 

주의해야 할 점은 초반 일곱 남자들에 대한 소개에서 그것이 일곱 남자 개인에 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지는 모습을 일상을 통해 일반화시킨 것일 뿐. 이런 유형의 남자가 있다. 그것이 이런 캐릭터와 만난다.

 

아무튼 생각했던 것보다는 잘 나와 마음이 놓였다. 머릿속에는 온통 불길한 생각들만 가득해서. 내가 저질렀을지 모르는 실수들로 머리가 꽉 차 있었는데 의외로 그런 실수들이 걸러진 모양이다. 내가 수정한 것일까? 아니면 편집부에서 수정한 것일까? 하지만 그렇다기에는 또 어처구니 없는 실수들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

 

이래서 자기가 쓴 책은 자기가 읽기 힘든 모양이다. 생각이 많고. 떠오르는 것도 많고. 책이 책 그 자체로 읽히지 않는다. 그래도 다만 바란다면 돈 값은 했으면. 돈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건 또 내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상. 더 이상은 무리. 출판사에 연락해서 원고는 썼으되 까인 챕터들을 모아 블로그에 한 번 올려볼까? 홍보 겸. 글 재활용 겸. 받은지 30분만에 다 읽었다. 참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