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LLER - 베이비복스
자꾸 떠오르는 그대의 웃음소리 잔인한 그소리를 예예예
이젠 잊게 해줘 오 너만이 그대를 내 안에서 없앨수 있어.
아름다운 그댈 사랑했어 이젠 상처밖에 남은게 없지만
화려한 겉모습에 반했나봐 그대를 사랑했어.
끝끝내 차가워진 눈빛으로 나를 잔인하게 비웃었던 그대
이제는 말라버린 눈물속에 그대를 지워갔어
난 믿어 왔어 그대 기억따윈 아무것도 남은것이 없어
자꾸 떠오르는 그대의 웃음소리 잔인한 그소리를 예예예
이젠 잊게 해줘 오 너만이 그대를 내 안에서 없앨수 있어.
니 옆에서 그댈 떠올린건 내 잘못이 아냐 오해하지 말아.
저하늘이 너를 보낸거야 그대를 지우라고
너를 놓칠수는 없었기에 지난사랑 모두 잊었다 했지만
난 문득 니 얼굴에 겹쳐지는 그대가 날 비웃어
난 믿어왔어 그대 기억따윈 아무것도 남은것이 없어
자꾸 떠오르는 그대의 웃음소리 잔인한 그소리를 예예예
이젠 잊게 해줘 오 너만이 그대를 내 안에서 없앨수 있어
자꾸 떠오르는 그대의 웃음소리 잔인한 그소리를 예예예
이젠 잊게 해줘 오 너만이 그대를 내 안에서 없앨수 있어.
자꾸 떠오르는 그대의 웃음소리 잔인한 그소리를 예예예
이젠 잊게 해줘 오 너만이 그대를 내 안에서 없앨수 있어.
가사 출처 : Daum뮤직
1집은 아이돌이랄 수도 없게 느다없는 "여성" 컨셉으로 조용히 망했다. 사실 지금 들어도 흥미로운 부분이 있는 음반인데, 그러나 걸그룹으로서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음악이었다.
결국 1집을 주도하던 멤버들이 나가고 아직 어리던 간미연, 김이지, 이희진을 중심으로 다시 심은진, 이가이 등을 받아들여 심기일전 2집을 발표하고 "야야야"로 대중적인 관심을 모았으니, 알고 보니 이가이가 아이돌의 화석이었다. 무려 아이돌 선사시대의 <세또레>의 멤버 이희정이었던 것. 박가희 이전 최초의 30대 아이돌이었다. "야야야"의 성공에도 베이비복스는 결국 다시 한 걸음 물러서 핑클과 SES의 경쟁을 지켜봐야 했다.
물론 나도 이때까지는 베이비복스에 관심이 없었다. SES는 멤버 얼굴도 모르고 있었고, 핑클만 주위에 워낙 좋아하는 녀석이 있어 멤버 이름과 얼굴을 아는 정도였다. 내가 아는 유일한 노래가 아마 "루비"? 하물며 베이비복스 2집의 "야야야"는 귀여움이 너무 과했다. 이가이의 나이를 생각하면 경악스러울 정도였지만, 일단 귀여움에 대한 거부감이 있던 나로서는 그저 그런 애들도 있겠거니. 그러나 3집.
역시나 언제나처럼 방바닥에 드러누워 TV를 보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전혀 아이돌스럽지 않은 이런 강렬한 음악이라니. 빠르고 강렬한 비트에 내지르는 듯한 보컬파트. 간미연의 목소리는 치솟아 올랐고, 심은진은 허스키한 매력이 있었다. 퍼포먼스 또한 무척 힘이 넘쳤다. 거의 율동 수준이던 이제까지의 걸그룹과는 차원이 다른 말 그대로 "퍼포먼스 아이돌"이었다. 특히 내 눈에 들어왔던 것이 심은진. 결국 그녀의 이름이 심은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바로 작년이었지만. 멤버 이름도 다 모른 채 그저 춤과 노래만 좋아서.
아이돌따위라며 무시하던 것이 이 때를 기점으로 바뀌었다.
"좋으면 좋은 거다!"
사실 음악도 나쁘지 않았다. 확실히 베이비복스의 음악은 걸그룹 음악 가운데 내 취향이었다. 더구나 심심하지 않은 꽉 찬 무대까지. 쉴 새 없이 펼쳐지는 화려하면서도 힘찬 퍼포먼스는 눈까지 즐거웠다. 음반으로서보다는 무대로서 보는 것이 몇 배 좋았던, 무대 하나 만으로 인정할 수 있었던 아이돌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아이돌이 아니었다. 말했듯 나는 멤버 이름도 다 모르고 있었다. 개인프로필도 당연히 몰랐다. 내가 좋아한 것은 베이비복스의 음악. 그리고 그녀들의 퍼포먼스였다. 베이비복스만이 가능했던. 말하자면 아이돌이었지만 내게는 아티스트였던 셈인데. 퍼포먼스 아티스트.
아마 그래서 이하늘이 베이비복스를 디스하고 했을 때 이하늘의 편에 섰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돌이었다면 당연히 이하늘을 욕했겠지. 아니니까.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투팍의 노래로 허세나 부리려 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 이후 관심은 멀어지고, 해체되었다는 소식마저 한참 뒤에나 듣게 되고...
지금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베이비복스를 따라올만한 걸그룹은 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간미연과 이희진, 심은진이 가창력이 되었고, 기럭지들도 애프터스쿨에 비견할만한 훈훈함을 자랑했었다. 비주얼도 누구 하나 빠지는 - 김이지가 조금 아줌마스럽기는 했다. - 멤버가 없었고, 무엇보다 퍼포먼스가. 무대를 가득 채우는 그녀들의 퍼포먼스란 라이브 이상의 가치였다. 내가 립싱크를 인정하게 된 첫 계기였다. 이만한 무대를 보여주려면 립싱크 정도는 아무려면 어떤가. 생각해 보면 음악에 대한 나의 많은 선입견을 바로잡은 계기엿을 텐데.
기럭지면 기럭지,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외모면 외모, 아이돌로서가 아니라 노래와 춤으로써, 무대로써 나를 매료시켰던 그들의 매력을 대신할 수 있는 걸그룹이 과연 있는가. 아니라고 하는 건 팬심이겠지.
문득 기사를 보았다. 초콜릿에서 베이비복스가 다시 뭉친다고. 오래전 해체되었던 밴드가 다시 뭉쳤을 때 팬들이 열광하는 심리라는 게 이럴 것이다. 다시 활동한다는 것도 아니고 그저 한 번 일회성으로 무대에 선다는 것이건만.
과연 어떤 노래를 골라야 할까? 핑클과 SES에 밀려 2인자 이미지이기는 하지만 베이비복스도 나름 히트곡이 많다. 배신, 우연, Why, 인형, 나 어떻게, Get Up, Game Over... 하지만 역시 나와 베이비복스를 만나게 한 건 바로 이 노래니까. Killer, 야생마처럼 날뛰던 심은진의 모습이 지금도 새롭다.
즐거운 일이다. 지난 시간을 잠시나마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은. 시간이야 되돌릴 수 있을까만 잠시라도 그 시간으로 돌아가 볼 수 있는 것은. 초콜릿이 기대가 된다. 어떨까. 이희진은 힘들 것 같다고 하는데. 기다려진다.
덧, 이 노래가 과연 오래된 음악들에 어울리는가 했더니만 벌써 1999년 발표다. 90년대다. 20세기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다. 전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올려본다. 한 세기나 흘렀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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