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관련해서 흔히 나오는 이야기다. 연예인은 대중 덕분에 먹고 산다. 그러니까 대중이 바라는대로 무조건 따라야 한다.
이 이야기의 전제가 무어냐면,
"연예인은 하는 일 없이 너무 많은 돈을 번다."
아마 그런 생각 하는 사람들 많지 않을까? 실제로도 많다. 타블로 관련해서도 결국 나오고 있으니까.
"캐나디언이 한국 와서 돈 벌어간다."
뭐냐면 불로소득이라는 것이다. 요즘은 모르겠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만화가들은 신용카드도 못 만들었다. 직업이 없다고. 세금도 더 많이 냈다. 불로소득이라고.
그깟 나와서 웃고 떠드는 것. 그깟 드라마 나와 발연기 하는 것. 그깟 나와서 되도 않는 노래 하는 것. 한 마디로 그깟 것들. 그게 뭐 대단하다고.
연예인에 대한 뿌리깊은 멸시도 여기서 시작된다. 오죽하면 그런다.
"뜨거운 감자의 음악은 1박 2일 때문에 떴고"
"에픽하이의 음악은 타블로의 학벌 때문에 떴고"
"DJ DOC도 악동이미지로 노이즈마케팅으로 떴고"
정작 음악이 좋아 들었다는 사람은 없다. 다 다른 이유로. 그런데 무슨 존중이 있고 존경이 있을까? 고작해야 그런 수준에 불과한 것을. 그런데도 그렇게 많은 돈을 벌고.
하지만 과연 그런가면... 세상에 뜨거운 감자는 하나라는 것이다. 에픽하이도 하나다. DJ DOC도 하나다. 희소가치다. 결국 하나이니 얼마나 많은 대중이 그들을 바라는가. 그들의 음악을 바라는가.
유재석을 과연 아무나 데려다 놓는다고 대체할 수 있을까? 무한도전에서 정형돈 빼고 개콘에서 아무나 데려다 놓으면 제 역할을 할까? 신정환이 아쉽다는 것도 신정환밖에 할 수 없는 예능이 있기 때문이다. 카라가 아무리 대단해도 역시 소녀시대를 대신할 수는 없다. 물론 시크릿이 카라를 대신할 수도 없다.
그만큼 대중이 원하고, 그만큼 그들이 하는 자체가 가치를 갖고 있는 것이다. 대체할 없기에. 대신할 수 없는 그만의 고유한 가치가 있기에.
아무 하는 일도 없는데 대중이 그저 일방적으로 베풀어주는 것이 아니다. 팬이라고 아무런 가치도 없는데 그냥 좋아해주는 것이 아니다.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만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만하다 여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막말로 인터넷에서 입으로만 떠드는 10만 명보다 실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레인보우 일곱 명이 더 가치가 있다. 인터넷에서 이것이 옳네 저것이 잘하네 따지는 100만 명보다 지난주도 그렇게 부상까지 당해가며 최고의 장면을 보여주려 노력했던 무한도전의 일곱 멤버가 더 소중하고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들을 찾고, 관계자들은 그들에 그 많은 돈을 주어가며 대중 앞에 세우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기브 앤 테이트다. 그만한 가치가 있기에 - 그로 인해 얻는 즐거움이 있기에 대중은 그들을 찾고, 돈을 지불하고, 대중의 지지로 관계자들은 그들에 돈을 지불하고 유치하려 들고, 연예인은 역시 그렇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음으로써 그에 따른 댓가를 받는다.
도대체 연예인이 하는 게 뭐가 있는가? 그러나 최소한 그런 말을 떠드는 사람보다는 훨씬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는 그들이 하는 가치를 금전으로 계량하여 지불할 것이고.
아마도 많은 사회에서는 연예인이라면 - 연예인이라는 말도 조금은 그렇다. 그보다는 아티스트가 어떨까? 엔터테이너나. 영어 좀 써 주어야 권위라는 게 부여될까? 그래도 대중에 기쁨을 주는 만큼 존경받고 하는 것이 있을 텐데도, 우리나라는 어지간히 수십년을 한 가지로 종사해 왔어도 그저 대중의 조롱거리일 뿐. 여전히 조선시대 그랬던 것처럼 연예인은 광대고 기생이라.
아무튼 신정환 덕분에 또 말이 터져나오고 있다. 연예인이 뭐 그리 많이 버니까? 벌 만 하니까.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 돈을 주는 거다. 방송국이 자선단체도 아니고.
지금 바로 그들이 씹는 그것만도 그들은 그만한 가치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느 누가 그렇게 사생활까지 까발려지며 온갖 사람들의 안주거리가 되어가며 견뎌낼 수 있겠는가? 나는 못 한다.
참 쓸 데 없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대단한 일이나 하면...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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