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신정환의 도박 - 지인의 증언은 그를 위해서도 옳다!

까칠부 2010. 9. 9. 18:36

말하지만 나는 이번 사안에 대해 아직 확실한 판단을 내리고 있지 못하다. 그동안 인터넷이며 언론의 낚시에 워낙 많이 당해 왔던 탓에. 하지만 또한 솔직히 심증이 굳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까지 왔다면 거의 확실하다 봐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튼 그와는 별개로 만일 신정환이 실제 도박으로 인해 귀국을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일 경우 - 도박으로 인한 빚으로 곤란한 지경에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라 가정할 때, 최근 오히려 신정환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지인의 증언이라는 것들에 대해 달리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상당히 탁월하다.

 

도박이라는 게 그렇다. 도박이란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는 절대 못 끊는다. 손목을 자르면 왼손으로, 왼손을 자르면 발가락으로, 발가락까지 자르면 입으로 도박을 한다. 전재산을 다 날리고, 처자식마저 팔아넘기고서도 끊지 못하는 게 도박이다. 딸네미는 거지꼴하고 친척집을 전전하는데 도박을 끊지 못하고 폐인인 채로 떠도는 인간도 보았다.

 

자기 혼자 힘으로 도박을 끊을 수 있으리라 믿는 것은 착각이다. 이번 한 판만... 그 생각을 하는 자체가 이미 도박중독인 것이다. 그 한 판에 미련을 갖는 순간 영영 도박은 끊지 못한다. 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주위에서 충격을 주어야 한다. 다시는 도박을 할 수 없도록. 도박보다 더 큰 충격을.

 

구속수감도 포함될 수 있다. 정신과 진료도 포함될 수 있다. 단, 절망에 빠뜨리면 안 된다. 고립감과 절망감은 다시 도박이라는 미망에 빠지도록 만든다. 나락에 떨어져서도 여전히 도박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도박을 하려 해도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은 다음에 주위에서 지탱해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온정만으로는 안 된다. 엄격하게 때로 다그치기도 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다. 몇 년이 걸릴까? 몇 십 년이 걸릴까?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 순간의 방심이나 온정이 한 인간을 다시 나락으로 떨굴 수 있다는 것이다. 혹은 방치가, 증오가, 더 깊은 나락으로 떠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신정환에 대해 불리할 수 있는 증언들을 쏟아내는 지인들의 반응이 반드시 신정환이 싫어서라고는 생각지 못하겠다. 어쩌면 이번 기회에 생각을 다시 고쳐먹을 수 있기를.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도박버릇만 고치면... 그런 물렁한 생각으로는 어림도 없다. 도박에 빠지면 가족도 없다. 애미애비도 없고 마누라도 자식도 없다. 도박버릇을 먼저 고쳐놓고 생각해야지 차근히 고치겠다... 어림도 없는 소리다. 내가 그 소리 하다 망한 사람 꽤 보았다. 도박은 약이 없다. 오로지 도박을 근절해야겠다는 의지만이 있을 뿐이다. 그나마도 과연 성공할 수 있겠는가.

 

차라리 마약을 끊지 도박을 끊을까. 술, 담배를 끊어도 도박을 끊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주의하고 또 주의해야 하는... 특히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도박을 해서 돈을 딴다는 생각이다. 지인 가운데 여전히 도박을 즐기는 한 사람의 비결에 따르면, 도박하려 준비한 돈은 돈을 따더라도 그 자리에서 다 써 버린다. 돈을 따기 시작하면 더 도박을 끊기 힘들어진다. 도박중독은 한 번이라도 돈을 따게 되면서 시작된다. 마땅히 경계할 바다.

 

아무튼 신정환이 놓인 상황이 모두가 상상하는 그런 것이 아니기를 한 편에서 바라며, 신정환같은 탁월한 예능인을 잃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손실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만일 사실이라면 그를 위해서라도 보다 엄격하게, 가혹하게 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미워서라기보다 그의 재능을 아껴서라도.

 

다시 말하지만 나는 아직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심증은 확신을 말하는데, 그러나 물증은 아직은 이르다 말한다. 어쩌면 그것은 미련일 것이다. 신정환을 잃고 싶지 않다는. 부디 바람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여럿이 바보 되는 쪽이 한 사람 인생이 망가지는 것보다 나을 테니.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