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믹이란 한 마디로 약속된 거짓말이라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지난주 방영했던 무한도전의 경우를 보자. 정준하와 시합을 하게 된 박명수가 정형돈을 끌어들이고, 그 정형돈이 약속한 합에 맞춰 정준하와 싸워 마침내 패하고...
두번째 시합에서도 돈을 탐내 길과 노홍철이 싸우고, 그것을 다시 노리고 박명수가 하하를 매수하고. 그리고 길과 노홍철이 싸우는 틈을 타 개입하여 하하마저 배신한 뒤 상금을 차지한다.
모두 거짓말이다. 조작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것을 양해한다. 그리고 즐긴다.
과연 박명수의 원래 성격이 무한도전에 나온 그대로인가?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박명수에 대해 무한도전에 나오는 찬은이형으로 생각한다. 그것이 설혹 인위적으로 짜맞춘 캐릭터일지라도 상관없다.
연예인이란 원래 꿈을 주는 존재다. 연예인을 통해 대중은 어떤 현실에서 누리지 못할 대리만족으 구하게 된다. 또 그를 위해 연기한다.
키가 몇 센티미터이고, 몸무게가 몇 킬로그램이고, 평소 성격이 어떻고, 취미가 무엇이고...
물론 그것이 사실인가? 거짓인가? 하지만 상관없다는 것이다. 그 자체가 매력적이고 재미있다면. 그런 것을 두고 또 캐릭터라 하는 것일 테지만.
캐릭터란 자체가 사실 기믹이라 할 수 있다. 그 가운데는 사실도 있을 수 있다. 짐짓 방송을 위해 꾸민 것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대중에 먹혔을 때. 대중으로부터 소비될 때. 캐릭터가 된다.
그것을 굳이 진실을 알려 하는 것은 마치 마술의 비밀을 알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마술의 비밀 그것 알아서 무엇 하는가? 어차피 서로 피해주는 것 없이 그 자체로 만족한다면 그렇게 믿고 받아들이는 것도 좋은 것이다. 연예인과 대중을 연결하는 것은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신뢰가 아닌 미디어라고 하는 매개를 통해서이니까. 대중이 미디어를 통해 바라는 바, 연예인이 미디어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바,
그러나 워낙에 진실이 결여된 사회라는 것일까? 아니면 마술의 비밀을 밝혀내고서는 실망하는 대중 앞에 으스대고 싶은 심리인 것일까? 적당히 컨셉이겠거니 넘어가 주어도 좋을 것을.
언제부터인가 그런 기믹이 거짓말이 되고 도덕적인 흠결이 되어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거짓말을 했으니 나쁘다!"
그 거짓말을 누가 요구했는가? 항상 대중이 원하는 조건에 맞는 연예인이 있을 수는 없다. 대중이 바라는 그런 이미지를 대개는 연기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그것이 거짓말인가?
요즘 그래서 좀 재미없다는 게... 내가 폭로형 예능을 싫어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네티즌 수사대라 불리우는 오지랖을 싫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미가 없으니까. 연예인이면 연예인다운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사회생활에서도 그렇다. 적당한 수준의 거짓말이나 실수는 눈감아 넘어가 주는 것도 하나의 처세술이며 예의일 것이다. 만일 그가 그렇다고 주장하고 싶어한다면 그렇게 믿어주어도 좋을 것이고. 굳이 밝히고 싶지 않은 일들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무에 있겠는가?
하지만 또 그런 게 연예인이기도 하니까. 하여튼 사람들이란 그렇게 연예인에 대해서는 시시콜콜 알고 싶은 심리가 있어서. 그래서 알지 못하면 그때는 만들어서도 알려 한다.
이러나 저러나... 다만 선을 지킨다면. 너무 까발려진 연예인도 재미가 없으니.
그렇다는 것이다. 아무튼 참 재미없는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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