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영웅호걸 - 서인영과 홍수아의 날...

까칠부 2010. 9. 20. 07:24

서인영과 홍수아, 과연 누가 어제의 주인공이었을까? 초반에는 확실히 서인영이었는데, 후반 역시나 확실한 몸개그와 더불어 굴욕과 허술한 이미지를 더한 홍수아가 아닐까?

 

원래 이런 캐릭터였던가? 참 망가지기도 잘 한다. 그런데 스스럼없다. 거리낌이 없다. 마치 그것이 당연한 양. 자연스럽게. 유인나와는 또다른 천연계랄까? 투표하는 사이 노사연과 함께 어울려 노는 모습은 앙숙이라는 겉모습과는 달리 두 사람이 또 얼마나 가까운가. 그만큼 성격이 좋다는 것일 테지.

 

성격이 딱 보기에도 좋아 보인다. 애교는 부족하지만 넉살이 있다. 자신을 내보이는데 두려움이 없다. 그런 모습이 귀여워서 계속 못 나가는 팀으로 굴욕을 당했으면 하는 바람까지 생길 정도.

 

서인영은 확실히 성격이 좋다. 몰래카메라라는 게 이경규가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도 출연자에 대한 인권 논란이 있었다. 너무 짓궂다. 너무 독하다. 당사자에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나마 이경규의 경우는 선을 잘 지킨 편이지만 유사품으로 넘어가서는 지나치게 나가는 것이 상당히 거슬리고 있었다.

 

저런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상처가 되었고 마음에 앙금이 있어 보이는데도 - 물론 방송이라는 것이 있기는 하겠지만 저렇게 사람 좋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은 보통 성격이 좋아서 될 일이 아니다. 그렇게 상황이 짓궂었고, 이휘재의 연기는 너무 오버스러웠다.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하지만 또 생일이니까. 몰래카메라가 아니라 생일이라 치면 또 이해도 된다. 생일은 보통 독하게 짓궂게 가는 거다. 도대체 생일인지 사람 잡자는 날인지. 그것도 혈기 넘치던 때의 일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다만 아쉽다면 그로 인해 눈물바다가 되어 버린 것. 물론 열두명의 출연자들의 팀웍과 관계를 보이자면 필요한 장치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일요일저녁 좋은 시간에 자기들끼리 울고불고 하는 것은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지 않지 않은가. 신봉선이 적당하게 서인영에 장난을 걸며 잘 끊어주었다. 노홍철까지 울먹하는 바람에 아주 축축 늘어져서.

 

아무튼 소란스러운 것은 여전하고. 사이사이 홍수아가 아이유를 안아 이불을 덮어주고 퀴즈 때도 팔짱을 끼는 등 서로간의 정이라는 것도 보인다. 지연과 아이유 사이에 오가는 틱틱거림은 두 사람이 동갑내기 친구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아직은 어색해 보이는 멤버도 있지만 거리가 완전 사라진 멤버도 보인다. 대본? 상관없다. 중요한 건 어떻게 보이느냐이고 출연자 자신이 즐거운 모습을 보일 때 출연자도 즐거운 것이니까.

 

다른 프로 이야기해서 안 됐지만, 아직까지도 출연자 사이에 거리가 느껴지는 청춘불패와, 격의없이 서로에게 짓궂을 수 있는 영웅호걸과. 차이는 MC와 제작진. 확실히 예능 만들어본 티가 난다.

 

그나저나 웃기는 게,

 

"한가위의 뜻은?"

 

꽃다발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왔다.

 

"한가위에서 가위의 뜻은?"

 

영웅호걸이 먼저였을 것이다. 이진이 먼저 가위를 두고 "중간"이라 답해 정답을 맞추고 통과했으니. 꽃다발에서 지연은 역시 가위의 뜻에 대해 "중간"이라 대답하고.

 

세 글자라 했을 때 지연이 "어중간"이라 대답한 이유. 아무래도 이진 때문이겠지? 이진이 "중간"이라 대답하고, MC들이 정답이라 통과시켜줬으니까. 그래서 "중간"이 정답이라. 안타깝게도 꽃다발의 MC는 이휘재와 노홍철이 아니었던 것이다.

 

니콜은 여전히 다이어트에 대한 부담이 큰 것인지 정작 퀴즈를 맞추고서도 떡은 먹지 않고 식혜만 먹는다. 그동안에도 라면을 제외하고 먹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만 보였었는데. 참 아이돌도 쉽지 않다.

 

문제라면 진짜 6개월 뒤 인기가 뒤쳐지는 멤버를 떨구어내는 서바이벌을 할 생각인가? 그렇다면 이제까지처럼 모든 멤버에 골고루 관심을 주지는 못할 텐데. 과연 신의 한수일까? 결정적인 패착일까? 그도 아니면 기믹?

 

바로 이런 것이 영웅호걸만의 분위기가 아니겠는가. 영웅호걸이라는 그만의 개성에 동의할 수 있다면 꽤나 만족스러웠을. 더구나 다음주 OL버전이 무척 기대가 된다. 그것도 또 로망이라. 예고편도 멋스럽게 잘 나왔다.

 

어쨌거나 6개월 뒤에도 지금의 멤버가 모두 함께 갈 수 있기를. 괜한 새 멤버로 인해 안 좋은 감정을 갖는 건 싫다. 이미 충분히 정이 들어 버려서. 여전히 찜찜하게 남는다. 그것이. 아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