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 합창단 오디션에, 그리고 최근의 슈퍼스타K... 벌써 석달째다. 오디션 보고 있는 것이. 그런데 다시 오디션이라고?
물론 멤버는 좋다. 괜찮은 자원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진지함이 결여된 오디션을 과연 다시 또 보고 있어야 하겠는가. 슈퍼스타K의 치열함도 없고, 남자의 자격의 순수함도 없고, 거의 그냥 장난식으로. 예능이라 그런다 하겠지만 비교가 되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너무 익숙해져 있는데.
솔직히 스킵하면서 봤다. 굳이 자세잡고 진지하게 볼만한 건 못 되더라. 어설프게 웃기고. 어설프게 재미없고. 천하무적야구단 딱 그대로랄까?
야구는 재미있었다. 확실히 야구는 멘탈스포츠다. 그리고 아마추어 야구에서 더욱 정신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한다. 일 년이면 수백경기씩 치르는 프로선수들도 그런 일들로 압박을 받고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하는데 하물며 아마추어들이야. 그들에게 지워진 책임의 무게부터가 다르다.
아니나 다를까. 초반 천하무적야구단팀의 맹타에 혼 야구단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말 그대로 기세를 탔달까? 원정경기라는 것도 아마 있었을 테고, 매스미디어에 노출된다는 점도 어느 정도는 부담이었을 테고, 하지만 그 전에 첫타자부터가 잘 치고 잘 달렸으니까. 처음에는 실력이었겠지만 나중에는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게 보였다. 반대로 천하무적야구단은 더욱 기세를 올리고 있었고.
아무튼 덕분에 양팀 다 실책이 장난이 아니었다. 천하무적야구단은 앞서고 있다는 안도감에. 혼 야구단은 지나치게 많은 점수를 잃은 당혹감에. 그리고 그러한 혼란에서 가장 먼저 벗어난 것이 천하무적야구단. 2이닝에서 그것이 드러났고 승부는 결정지어지고 말았다. 승부는 곧 멘털리티다.
천하무적야구단 최초의 홈런과 - 김창렬의 그라운드 홈런이 있기는 했지만 - 현배의 부상후 복귀 첫 안타를 축하하며. 부상에서 재활, 그리고 복귀까지, 그리고 복귀하고 나서의 첫타석에서의 긴장과 짜릿함이 여지없이 보여지고 있었다. 이런 건 확실히 프로야구경기에서는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디테일함. 김성수의 홈런보다 이현배의 안타가 더 감동적이었다는 이근배 - 이하늘의 인터뷰처럼.
동호는 아직 투수로는 무리인 것 같고, 슬로우볼이 그렇게 높이서 꽂히면 정말 타이밍 맞추기 어렵다. 공이 빠르기만 해서 다는 아님을 오지호가 보여주었다.
물론 에능도 빠지지는 않아 자연스레 백지영과 오지호와의 러브라인, 그리고 조빈과 동호와 백지영의 가족관계(?) 한민관은 확실히 개그콘서트 출신답게 요소요소 자잘한 웃음을 잘도 만들어내고 있었다. 김현철과 탁재훈이 저조했는데... 그런데 나오기는 했나? 하지만 역시 백미는 야구. 그리고 다음주 기대하는 것도 시골 분교의 7명밖에 안 되는 전교생과의 야구가 기대되고.
마지막으로 김준이 한 명의 선수로서 완성되기까지의 다큐멘터리가 꽤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꼼꼼이 챙겨보거나 한 것이 아니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원래는 얼굴마담이었을 텐데. 그런데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며 주전의 자리를 차지했구나. 이런 게 드라마겠지.
초반의 오디션은 정말 끔찍했지만, 그러나 이후 야구라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갔을 때는 제대로 재미가 있었다. 더불어 오디션 직전까지 기차 안에서 왁자하게 떠드는 것은 확실히 리얼버라이어티스러웠고. 이렇게나 서로의 관계가 돈독하구나. 그것을 살릴 수 있는 - 사건이야 많지 않은가? 사건만 주어진다면.
괜찮았다. 천하무적야구단도 물이 올라가는 것이 보인다. 그런데 이현배가 빠진다고? 흠... 오디션은 조금 타이밍이 안 맞았다. 그 점 앞으로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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