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라디오스타 - 정과 의리를 보다...

까칠부 2010. 9. 24. 02:06

컨셉일까? 아니면 대본일까? 그러나 상관없다. 내가 라디오스타를 좋아하는 이유. 여러가지가 있지만 독한 가운데 이런 진정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슈퍼주니어에게 한경에 대해 물었다. 그동안 아무일 없다고 언론을 통해서 자기들도 알았다고 했다. 그래서 배신감도 느끼고 당황했다고.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단지 보고 싶단다. 더 이상 연락도 않는 처지인데도 그동안의 정이 있으니까.

 

강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편을 들어준다? 당연하다. 그게 바로 팀이니까. 아무리 큰 죄를 지었고 사람들이 비난을 해도 마지막까지 그와 같은 편에 서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지인들인 것이다. 그럼에도 실망을 했고, 그러나 시간이 지나니 그조차 잊게 되고.

 

김구라의 신정환에 대한 영상편지는 또한 그래서 더 의미가 깊었다. 그저 감싸주는 게 아니었다. 신정환을 진심으로 아끼고 걱정하고 있었다. 앞으로도 기회는 있을 것이라. 재능과 실력이 있으니까 고비만 넘기면 얼마든지 재기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그 전에 솔직하게 밝히고 사과하고 조사를 받고 책임을 지고...

 

그저 단지 감싸주기만 하는 것도 친구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남들과 같이 비난만 하는 것도 친구는 아니다. 기믹? 말했잖은가? 상관없다. 단지 방송을 통해 보여지는 바. 사람들은 어떤 모습을 그로부터 보는가. 사람들에 보여지는 모습이 과연 무엇인가.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적잖이 잘못도 저질렀고, 오해도 있고,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비난을 해도 마지막까지 그의 편을 들어줄 수 있는 것.

 

그러나 그런 것조차도 실드라 말하며 비난하는 무개념들에 대해서는 할 말을 잃는다. 친하기 때문에 친한 이의 편을 들어 그를 감싸는데 그조차도 용납 못하는 정의라면 단순히 독선일 뿐이니. 같은 팀이기 때문에, 친구이고 형제이기 때문에, 그런 마음조차 인정 못할 정도로 인간들이 천박해진 것일까?

 

아무튼 김구라 말마따나 신정환도 잘못을 솔직히 밝히고 인정하고 들어와 책임을 졌으면 좋겠다. 책임을 지고서 자숙의 기간을 보낸 다음 다시 연예계로 돌아왔으면. 물론 복귀의 과정이 힘들기는 하겠지만 그조차 자신이 감당해야 할 업보일 것이다. 그것마저 이겨냈을 때 그는 비로소 용서받았다 할 수 있을 테지.

 

신정환이 없는 라디오스타란 기타 없는 밴드라. 가장 화려하게 애드립을 보여주어야 할 기타가 빠지고 나니 드럼과 베이스가, 보컬이 분주하다. 보컬이 입으로 기타애드립하고 있다. 참 못 볼 꼴 보는데...

 

라디오스타가 아니라도 좋다. 당장이 아니라도 상관없을 것이다. 신정환만이 가능한 신정환의 포지션이 있는 이상 다시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도박이라는 게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니지 않은가.

 

끝으로 이특이 한 말 가운데,

 

"저 군대 가기 전에 13명이 모두 모여서 한 무대에 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마 그룹이라면 누구나 갖는 생각일 테지. 다른 이유로 팀을 나갔어도 함께 먹고 자고 연습하던 팀이라면. 같은 멤버라면 설사 빈말이라도 말은 저렇게 해야 할 터다. 확실히 SM이 아이돌을 안다. 연예를 알고 팬을 안다. 괜히 SM이 강한 것이 아니다.

 

참으로 훈훈했던... 그러나 정작 재미에 있어서는 신정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던 회차였다. 어찌할까? 신정환의 빈자리에 대해서는. 고민이 깊겠다. 아쉬움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