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이란 단위화된 시간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와... 미련과 아쉬움과 기대와...
이미 지나고 나니 미련이 남는다. 그때 어떻게 했으면... 실시간에 비해 시간이 단위로 나뉘어져 있기에 더욱 그런 것이 두드러진다.
그래서 턴이 시작되면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남은 명령이 아쉬움이 된다. 더 할 수 있을 텐데. 이것만 더 한다면, 이것 하나만 더...
그리고 턴을 마치고 나면 그때는 기대가 생긴다. 이렇게 해놓았으니 다음에는... 턴이 넘어가면 상대는 어떻게 반응할까? 내가 지금까지 해 놓은 결과는 어떨까?
그리고 반복. 지난 턴에는 어땠는데... 이번 턴에는 어떻게 해야지... 해 놓았으니 다음 턴에는 어떨까? 무한루프가 돌아간다. 그리고 나면,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실시간은 그다지 무서울 게 없다. 멈추었다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멈추는 순간 시간도 멈춘다.
하지만 턴제는 아니다. 멈춘다고 시간이 멈추는 게 아니다. 턴이 넘어가기까지 시간은 멈추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턴이 넘어가는 순간 시간은 계속해서 흐른다. 턴이 멈추는 것은 명령을 다 마치고 턴을 넘기기까지으 시간. 이때 게임을 종료시키지 못하면 앞으로 계속 게임을 종료시키지 못할 것이다.
아무튼 그래도 그동안의 문명시리즈로 단련된 것이 있어서. 이제 와 새삼 문명에 빠져들까...
뭐 그래봐야 벌써 세 시간을 문명을 잡고 있었구나. 양호하다. 세 시간 사이 두 번이나 게임종료를 해 봤으니.
어떻게 해도 턴제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 타임오버가 없는 게임의 즐거움일 것이다.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사이 정신없이 쫓기듯 플레이하는 것과는 다른, 차근차근 멈추어버린 시간 속에 자기 플레이를 고민할 수 있는 그런 느낌.
턴제 게임에 익숙해져 있음을 다행으로 여긴다. 진심으로. 미치겠다. 시드마이어는 악마다.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동전사 건담 UC - 곱등이 샤아... (0) | 2010.11.02 |
---|---|
TV안테나를 설치하다 - 실내? 실외? (0) | 2010.10.21 |
내가 싫으면 더욱 디스 않는 이유... (0) | 2010.09.19 |
사과할 디스라면 아예 하지 마라! (0) | 2010.08.27 |
원래 서평이란 좋게 쓰는 거겠지? (0) | 2010.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