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가장 추한 것이 무언 줄 아는가?
"만일 ~~라면 ~~로써 사과하겠다."
웃기는 소리 하고 앉았다. 그래서 이미 내뱉는 말이, 저지른 행위가 사라지는가? 사과할 것이면 아예 말아야지. 더구나 확실한 사실을 두고서 한 것도 아니다.
가정이라는 것이다. 만일. 무슨 뜻인가?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것으로 비난하는가? 그것으로 비판하고 비아냥대는가?
디스라는 것은 확정된 사실에 대해 하는 것이다. 사실에 대해서. 대상에 대해서. 누구에게. 어떤 일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드러난 것들에 대해. 그러면 사과할 일이란 없다.
더구나 사과라는 게 그렇다. 과연 그것은 상대를 위한 것인가? 나를 위한 것인가? 고작해야 사이트 탈퇴하고, 게시판에 글 안 쓰고, 블로그 폐쇄하고... 나에게 무슨 피해가 돌아오는가? 그동안 내 말로 인해 부당하게 상처를 받아야 했던 사람은?
사과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없다. 반성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도 이미 저지른 일이 데해 되돌릴 수 있는 수단은 없다. 그런데도 그저 사과하고 반성하고.
하긴 그나마도 않는 것들에 비해서는 낫다. 만일조차 없이 멋대로 확정짓고 비난하고 그리고 무책임하게 아닌 것처럼 얼굴에 철판 깔고. 아니면 끝까지 우기고.
솔직히 내가 그런 사람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는 나도 모른다. 어쩌면 나 또한 그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단지 자기가 자신을 속이고 있을 뿐인 그런 경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내 기준에서 그래서는 안 된다는 자각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디스를 해도 "만일"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사과같은 것도 잘 하지 않는다. 만일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나에 대한 비난으로 돌아올 테지. 그런 것까지 감수하며 쓰는 것이다. 자기 이름을 걸고 글을 쓰는 것이란. 그런 것까지 감안해가며, 만일의 상황에 대해서까지 확신이 있을 때 디스를 해도 하는 것이다.
만일 타블로의 학력위조가 사실이면 어쩌겠는가? 몇 번이나 말했다. 학력위조가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하는 행태가 문제다. 설사 타블로가 학력위조를 했어도 그들이 하는 행위 자체를 나는 용납할 수 없다. 당연히 타블로가 어쩌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내가 사과할 일이란 없겠지. 유영철이 우연히 사람을 죽였는데 그게 악독한 사기꾼이었다. 그렇다고 유영철의 살인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 테니.
너무 쉽게 사과하고 반성하는 게 아닌가. 아니 그렇기 때문에 사과나 반성이란 생각도 않는 것이 아닌가. 책임없이 말하고 책임없이 행동하고.
단지 그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사과나 반성따위는 상관 않는 완고한 태도가 그의 가치기준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그라고 하는 사람이 어떤 부분에 대해 비타협적이 되고, 어떤 부분에 대해 선을 긋고 대하는가. 장차 그를 상대하는데 판단기준이 되겠지. 상종할만한 사람인가 아닌가도. 사과나 반성은 자기를 위해 하는 것이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은 과연 이 사람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고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가.
아무튼 쉽게 사과를 말하는 사람들이나, 아예 그런 생각조차 없는 사람들이나. 전자가 그나마 낫기는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 또한 너무 가벼우니 의미가 없다. 그럴 것이면 아예 말던가.
말의 무게에 대해 생각해 볼 일이다. 최소한 그 결과에 대해 모든 것을 감수하겠다. 내가 그래서 가장 싫어하는 것이 단지 생각없이 부화뇌동했을 뿐인 사람들. 악의를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들은 악의에 대한 자각이라도 있지. 아예 그조차도 없다는 것은.
항상 말하지. 생각없는 것들이 가장 큰 문제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다. 생각없다는 것.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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