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인터넷 - 타블로 그리고 두 달,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까칠부 2010. 11. 30. 09:47

타블로의 일이 그렇게 끝나고 어느 게시판에서 본 모습이다.

 

"A가 면제네?"

"수상한데?"

"뭔가 이유가 있겠어?"

"파헤치면 나올 거야!"

"이상해!"

"뻔하지!"

"이 새끼 이거 문제 있구만?"

 

그리고 그 뒤로는 아예 대놓고 범죄자취급. 누구인가는 말 않는다. 또 뻔하게 그것으로 의혹 삼을 네티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그나마 MC몽은 뭐라도 근거를 가지고 그러고 있더만.

 

하여튼 타블로 때도 그랬다. 그렇게 모든 것이 밝혀지고 책임을 물으려 하니,

 

"의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의혹조차 가지지 못하면 사회의 부조리는 누가 감시하고 비판하는가?"

 

그래서 의혹을 갖는 권리가 그런 수준이다. 멋대로 의심하고 의심을 근거로 결론을 내리고 한 인간을 단정지어 비난하고 조롱하고 증오하고.

 

타블로의 일이 단지 타블로에 한정된 일과성이 아니라니까? 개티즌이 갖고 있는 하나의 본능인 것이다. 그 알량한 정의감을 채우기 위해 한 인간을 쓰레기로 만들고 싶어 하는. 쓰레기로 만들어야 하는. 단지 당시 타겟이 타블로였다면 지금은 또 다른 누군가일 수 있다는 것.

 

내가 그래서 네티즌을 안 믿는다. 언론도 안 믿는데 네티즌이라고 믿을까? 경찰도 검찰도 못 믿지만 개티즌만은 못하다. 도대체 그것들이 뭔 권리를 가지고, 뭔 대단한 근거를 가지고 있어서?

 

아무튼 일이 웃기게 되었다. MC몽 병역기피 의혹 수사가 상당히 재미있게 돌아가고 있다. 어떻게 결론이 나오든 무언가 논점이 생겨난 것은 사실이다. 누가 옳은가? 누구의 말이 맞는가? 그에 비하면 개티즌의 결론은 참 빨랐다. 개티즌 만큼이나 경찰도 무척 빨랐고.

 

MC몽이 무죄라고 주장하려는 건 아니다. 말했듯 모른다. 이건 내가 어떻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여러 사람의 증언이 엇갈리고 있다면 그 가운데 무엇이 옳은가는 제 3자인 내가 결론을 내리기에 무리다. 다만 그렇게나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고 단죄했어야 했는가? 더불어 의사들의 증언에서 나타나는 경찰의 성급함까지도. 네티즌이 경찰을 닮아가는 것일까? 경찰이 네티즌을 따라가는 것일까?

 

느리더라도 사실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아흔아홉사람의 죄를 물어 처벌하기보다 한 사람의 억울함을 없애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당연한 기본일 터인데도.

 

달라진 것이 없다. 어쩌면 우리 사회의 근본이 그런 때문일 것이다. 어떻게 해도 근본은 바뀌지 않는다. 한국인의 근본이란 성급한 것, 무모한 것, 무례한 것, 오만한 것, 편협한 것... 항상 언제든 어디서든.

 

일단은 지켜볼 생각이다. 어떻게 결론이 내려지는가. 내가 판단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판단한다. 나의 인지와 판단은 한계가 있으므로. 억울한 이 없이 느리더라도 제대로 진실을 밝힐 수 있기를.

 

억울한 이가 나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상식일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