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격의없다고 한다. 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굳이 예를 차리지 않아도 되는 관계.
예란 공식적인 것이다. 그리고 객관적인 것이다. 아직 그다지 친하지 않을 때 그것은 서로의 주관이 충돌하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가 된다. 그것을 달리 존중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거리가 가까워지면 그런 것들이 거추장스럽기 시작한다. 이미 존중하고 사랑하고 있는데 과연 그런 예가 무엇인가. 오히려 예를 지키는 것이 비례로 여겨진다. 나이 차이에도 말을 놓고, 행동이 스스럼없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친하다는 증거다. 무례할 수 있다는 것은. 무례할 수 있다는 것은 때로 그만큼 상대를 좋아하며 아끼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장난도 치고 때로 짓궂기도 하고.
하긴 방송을 통해 보여지는 연예인의 관계란 TV화면과 시청자와의 거리 만큼이나 객관적이고 공식적이다. 특히 아이돌에 대해 나의 아이돌이지 다른 누군가와의 관계란 그다지 생각지 않는다. 그런데 같은 여성도 아니고 이성이 다가가 그러고 있다는 것은.
그러나 그건 시청자 입장. 지켜보는 대중의 입장. 정작 그 자리에 함께 하고 있는 그들은 동료이고 친구이고 선후배이며 가족같은 사이다. 태연이 니콜의 엉덩이를 두드리고, 제시카가 구하라에 니킥을 먹이는 것처럼. 단지 이성이고 외모가 비호감이라는 게 문제겠지. 확실히 신동은 비주얼적으로 호감을 사는 외모는 아니다.
하여튼 참 별 게 다... 이런 게 있다는 것도 지금에야 처음 알았다. 저번 DJ DOC의 경우도 그렇더니만. 그만큼 친하니까 격의없이 장난칠 수도 있는 것을... 질투일까? 시청자는 그럴 수 없으니까. 팬이란 그럴 수 없으니까.
어쩔 수 없는 TV저쪽의 세계와 이쪽의 세계의 거리감이 가져오는 논란이라 하겠다. 그 거리감의 착오에서 나오는 오해랄까? 대중이란 TV 이쪽에서 단지 저쪽을 바라볼 수밖에 없으니. 그럼에도 아이돌이란 그리 바로 옆에 있는 듯 가깝기만 하고. 나처럼 아예 그 거리를 인정해 버리면 그러거나 말거나. 당사자가 괜찮다는데.
어쨌거나 참 할 짓 없는 사람들 - 이라고 하기에도 아이유도 이미 사랑받는 아이돌이니까. 어쩔 수 없는 아이돌의 숙명일 텐데. 과연 그렇게 주위에서 조심해서 아이유에게 좋을 게 뭐가 있을지. 몸을 사리고 말과 행동을 삼가고 그렇게 거리를 두고 대해서. 팬이라면 또 그런 것도 생각해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TV 저쪽의 세계라는 것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이성이란 바로 이런 때 쓰라고 있는 것이다. 냉정하게. 자기 감정으로부터 유리되어. 그 감정조차 살피고. 서로의 거리에 대해서도. 서로의 위치와. 과연 타당한가.
인터넷이란 참 이렇게도 쉽게 달구어지는구나. 사람들이란. 생각한다. 참 재미있다.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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